임인년(壬寅年)『진연병풍』9폭의 그림

 

                                                                                                             宋 惠 眞


 ‥‥‥‥‥‥‥‥‥‥‥‥‥‥‥‥‥<목    차>‥‥‥‥‥‥‥‥‥‥‥‥‥‥‥‥
       Ⅰ. 서  론
       Ⅱ. 임인년『진연병풍』의 내용
       Ⅲ. 진연병풍 9폭의 그림내용                                           3. 제7폭의 그림
           1. 제1폭부터 제폭까지의 그림                                      4. 제8폭의 그림        
           2. 제4폭부터 제6폭까지의 그림                                    5. 제9폭의 그림
             1) 제4폭의 그림                                                      Ⅳ. 결  론    
             2) 제5폭과 제6폭의 그림                                          <참고문헌 및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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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 론


   이 글의 목적은 국립국악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임인년 진연병풍 9폭의 내용이 각각 진
연(進宴)의 어떤 절차를 나타내고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는 것이다. 이 병풍은 현전하는
유일한 진연병풍으로서 궁중 진연(進宴)의 상황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전해주는 음악사의
귀중한 실물자료이다. 그러나 진연병풍의 이같은 자료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임인년의 진
연병풍은 그동안 구체적인 해제없이 소개되어 왔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임인년 진연병풍
의 내용을 임인년 4월의『진연의궤(進宴儀軌)』내용과 비교 검토하여 병풍 각 폭의 내용
이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에 해당하는지를 밝힘으로써 이 병풍의 자료적 가치를 재고해
보고자 한다.


Ⅱ. 임인년 진연병풍의 내용

  현재 국립국악원에 보관되어 있는 임인년의 진연병풍은 10폭으로 이루어 졌는데 그 크
기는 각 폭의 높이가 1999cm이고 실제 그림의 세로 길이는 162.3cm, 가로 넓이는
59.8cm이다. (이와 똑같은 내용의 병풍이 현재 국립국악원에 2점이 전하고 있으며 최근
실용적 목적을 위해 모사(模寫)한 것이 2점 보관되어 있다. 단 모사본에서는 제 10폭의
그림이 제 1폭의 위치에 와 있어 원본과 차이를 보인다.)
  이 병풍은 첫째 폭에서 아홉째 폭까지 진연과 관련된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열째폭에는
다시 진연청의 임무를 맡은 담당자의 명단과 '광무(光武) 임인(壬寅) 4월' 이라는 기록이
있다. 진연병풍의 10폭의 내용은 <사진1>과 같으며 <사진1>로 제시한 병풍의 내용을
임인년 4월의『진연의궤』1)와 비교 검토하면서 병풍의 각 면이 담고 있는 진연 절차를
살피기로 한다.
  임인년(1902)에는 두차례의 진연이 거행된다. 즉 본 병풍과 관련이 있는 4월 진연과 11
월 진연이다. 이 중에서 4월 진연은 고종(高宗)의 기로연(耆老宴)의 성격을 띤 것으로서
황태자가 올린 소(疏)의 내용에 의하면 60을 바라보는 고종에게 기로지례(耆老之禮)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2) 그리고 임인년『진연의궤』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
면 진연이 열리기까지의 과정과 진연 당시의 상황, 그후의 일 등이 아주 자세하게 기록
되어 있어 이 의궤의 내용은 병풍의 그림과 함께 진연의 시작과 끝을 아는데 큰 도움이
된다.
  즉 임인년 2월 24일에 황태자의 첫번째 소(疏)로 처음 제기된 진연 거행 문제는 임인년
3월 6일의 황태자 재소(再疏)에 의하여 허가 된다. 그후 장례원경(掌禮院卿) 김학수 (金
學洙)는 진연 날짜 및 규모를 임금께 일일이 상의하여 외진연은 4월 23일 묘시(卯時, 오
전 5―8시)에, 내진연(內進宴)은 4월 24일 진시(辰時, 오전 7―7시)에, 야진연(夜進宴)은
동일(同日) 해시(亥時, 오후 9―11시)에, 익일 황태자 회작(會酌)은 4월 25일 진시에, 황
태자 익일야연(夜嘗)은 4월 25일 해시에 거행할 것을 결정하였다. 또한 3월 6일에는 이번
진연을 담당하게 될 당상(堂上)과 낭청(郎聽)을 임명하게 되는데 여기에 선임된 이들의
명단은 진연병풍의 제10폭에서 보는 바와 동일 하다. 즉, 의정부(議政府) 참정(參政) 김
성근(金聲根), 의정부 찬정(贊政) 윤정구(尹定求), 장례원경(掌禮院卿) 김학수(金學洙)를
당상(堂上)으로, 법부주사(法部主事) 김남제(金南齊), 탁지부주사(度支部主事) 신유선(申有
善), 전선사주사 (典善司主事) 윤기섭(尹夔燮), 농상공부주사(農商工部主事) 박희양(朴熙
陽), 교방사주사(敎坊司主事) 이원하(李爰夏), 군부주사(軍部主事) 조설하 (趙卨夏),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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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연의궤』임인년 광무 6년, 1902년 4월. 규장각 도서번호. 14479. 4책
2) 皇帝陛下 伏以臣子之所願乎 上者壽考福祿有國之慶 莫有大於 祈永命 祝永年
是以 其於典禮慶 上壽之禮 最莫盛焉 而我家 耆老之禮又慶禮之盛且大焉 …
(중략) 聖壽望六旬之慶也. 是歲而率由.『壬寅四月 進宴儀軌』권 1. la7―lb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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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진연의궤』권 lal-4b4
 

  1. 제1폭부터 제3폭까지의 그림 <사진2> <사진3> <사진4>
  
  이 부분의 내용은 진연 당일의 상황이라기 보다는 진연이 준비되는 과정을 묘사한 것
같다. 즉, 진연이 한번 벌어지기 위해서는 약 1개월 전부터 여러 가지 준비가 있게 되는데
제1,2,3,폭의 내용은 그 준비 과정을 나타낸 것이라 생각된다. 보통 진연의 연습은 내진
연과 외진연(여기에는 야진연 및 익일회작, 익일 야전이 모두 포함된다.)으로 구분하여
실행하며, 임인년 4월에 거행된 진연 연습의 경우 외진연은 3차례(初度習義, 二度習義,
三度習義), 내진연은 6차례(初度習義부터 六度習義까지) 실행하였다. 물론 이 연습 절차도
하나 하나 임금의 허락을 받은 후에 거행하는 것으로서 임인년 4월의 진연의 연습 날짜와
장소는 다음과 같다.

  1, 외진연 초도습의 : 3월30일                     진연청              (장래원)
  2, 외진연 이도습의 : 4월  8일
  3, 외진연 삼도습의 : 4월10일
  4, 내진연 초도습의 : 4월  9일                    진연청
  5, 내진연 이도습의 : 4월10일
  6, 내진연 삼도습의 : 4월12일
  7, 내진연 사도습의 : 4월13일
  8, 내진연 오도습의 : 4월18일
  9, 내진연 육도습의 : 4월21일

  병풍 제1,2,3폭의 그림으로 나타난 것은 이상의 습의(習義) 중에서 외진연의 습의이며
내진연의 습의는 생략되었다. 즉, 병풍의 제1,2,3폭의 그림 내용은 그림 중앙에 그려진
초대 받은 사람들이 남자인 점과 신하들이 그림 중앙에서 절하고 있는 점, 제3폭에서 춤을
추고 있는 이들이 여기(女妓)가 아닌 무동(舞童)이라는 점에서 제1,2,3폭의 내용이 외연
의 삼도습의(三度習義) 장면임을 확인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연의궤』 권 수(首)에 의하면
진연의 연습은 모두 장례원에서 거행할 것이며, 외진연을 갑자년(甲子年)의 예(例)에 의거
하여, 내진연은 신축년(辛丑年)의 예(例)에 의거하여 진행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초도습의
및 기타 여러 연습절차는 각 상황에 따라 간단한 절차 연습에서부터 모든 의물을 진연 때와
똑같이 갖추고 하는 총 연습까지 구체적인 지시 사항에 의하여 진행 되었다. 4)또한



『진연의궤』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 진연병풍의 제1,2폭은 외진연 때의 배위
(琴位)를 정하는 연습에서 부터 기타 절차를 연습하는 장면이라고 생각되며 제3폭은 요
즘의 드레스 리허설에 해당하는 총연습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제1,2,3폭의 건물 모양이 나머지 제4―9폭 까지의 건물 모양과
다른 점인데 이는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제1,2,3의 장소는 장례원이고 제4―9폭의 장소는
함녕전이라는 장소의 차이를 병풍 그림에서 뚜렷이 확인할 수 있게 한다.
 
 2. 제 4폭부터 제 6폭까지 그림

 제 4폭부터 제 6폭까지의 내용은 외진연을 그린 것이다. 『진연의궤』 권 수(首)의 도식
(圖式) 중, <함녕전 외진연 반차도>와 <함녕전 외진연도> 및 <외진연 정재도(呈才
圖)>의 내용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진연의궤』의 내용이 정지된 어느 한 상황 만을
나타낸 것인데 반하여 진연병풍 제4,5,6의 내용은 진연의 절차를 시간적으로 묘사하고 있
다는 점이 의궤의 도식과 병풍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각 장면을 하나씩 살
펴보기로 한다.
 
   1) 제4폭의 그림 <사진5>

 『진연의궤』권 1의 「함녕전 외진연의(成寧殿外進宴儀)」에 의하면 진연병풍 제 4폭의
내용은 진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임금께 배례(拜禮)하는 장면에 해당한다. 즉 진연
하루 전날에 주전사(主殿司)를 세우고, 모든 시설을 <함녕전 반차도>와 같이 마련하고
당일이 되면 먼저 황태자가 예복을 갖추고 입장을 한다. 그러면 배열해 있던 여러신하들
이 4배로서 예를 갖추며 예를 받은 황태자는 일단 치중문(致中門)바깥으로 퇴장한다. 이
후 중엄(中嚴)이 울리면 임금이 입장을 하게 되는데 먼저 측근의 신하 근시(近侍)와 집
사관(執事官)들이 4배하고, 전악(典樂)이 공인(工人)들을 이끌고 제 자리에 와서 정렬하
면 협률랑이 거휘위(擧麾位)에 와서 삼엄(三嚴)을 올린다. 그러면 집사관과 종친 문무 3
품이하의 신하들이 동서편 문으로 들어와 제자리에 서서 황태자에게 출차(出次)할 것을
청한다. 황태자가 출차하여 서향으로 서면 북소리를 그치며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임금
이 가마를 타고 나온다. 폐하가 출차 할 때는 전후고취(殿後鼓吹)를 울리는데 함녕전의
문으로 들어올 때에는 협률랑이 휘를 듬과 동시에 헌가에서 <여민락>을 연주한다. 그러
면 장례원이 임금께 가마에서 내릴 것을 청한다. 임금이 어좌에 앉고나면 협률랑이 휘를
내림과 동시에 어( )를 울리면서 음악을 그친다. 이윽고 황태자가 동문으로부터 나와 배
위(拜位)에 서면 주사가 종친 및 문무2품 이상을 이끌고 배위로 나오게 되는데 이때 헌
가에서는 <보허자>를 연주하고 전의(典儀)는 4배할 것을 알린다. 이어 황태자가 찬의의   
구령에 따라 "국궁사배 흥평신(鞠躬四拜興平身)하면 제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임금께
4배를 하게 되며 절을 하는 동안에 헌가에서는 <여민락 만>을 연주한다. 절이 끝나면
전선사 제조(典善司 提調)가 주기(酒器)를 갖다 바치며 찬의(贊儀)의 명에 따라 악을 그
친다.5)
 이상의 내용은『진연의궤』권 1의 36b5 에서부터 37a9의 내용을 그대로 열거한 것인데
병풍 제 4폭의 내용은 황태자 이하 종친 및 문무 2품 이상의 신하들에게 4배를 하는 장
면에 해당한다. 즉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계상(殿階上)에서는 황태자가 종친과 함께
절하고 있는 모습이, 당하(堂下)에서는 문무관들이 절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임금과 황태자가 타고 들어 온 가마가 중앙에 나란히 놓여 있으며 함녕전의 동·서·남
의 세방향에는 각종 의장을 갖춘 위내군(衛內軍), 헌병(憲兵), 예별(藝別), 순호무(巡扈
武), 연병(輦兵), 군정대(軍丁隊), 감관검(監官檢) 등이 도열하여 있다.
  한편 악기편성의 변천을 살피는데 중요한 관건이 되는 헌가(軒架)악대는 집박악사 1명
씩을 주축으로 동서에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본 병풍의 내용을 의궤의 내용과 비교하면
몇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인다. 즉, 병풍의 동편에는 건고, 축, 편
종, 기타 6명의 악사가 배열하고 있고, 서편에는 어, 삭고, 편경 및 9명의 악사가 배열되
어 있는데 의괘의 도식(圖式) 및 기록에 의하면 헌가악의 편성은 다음과 같다.

106-1.gif

   즉, 위와 같은 편성의 내용이 병풍에서는 아주 간소하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외진연 뿐만 아니라 내진연에서도 마찬가지로서 의궤의 내용과 그림의 내용
이 일치하지 않음을 유념해야 하리라고 본다. 또한 진연의 악대편성에서는 등가(登歌)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2) 제5폭과 6폭의그림 <사진6> <사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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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임인년 『진연의궤』 권1. 36b5-37a9.
6) 『진연의궤』권 수(首). 6b-7a <함녕전 외진연 반차도>
 
   
  제5폭과 제6폭의 내용은 함녕전 외진연의 절차를 묘사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제5폭의
내용은 정재를 중심으로 제6폭은 임금께 치사(致詞)를 을리는 내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병풍의 내용과 의궤의 내용을 비교하여 보면 진연의 제1작 이하 9작 까지의 절차는
다음과 같이 거행된다.
 
 107-1.gif

   제 2작에서는 황태자 이하 제신의 "국궁삼도무(鞠躬三跳舞)"및 "산호(山呼)"가 있다.
그리고 산호를 마친 황태자와 제신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며 전악이 가자(歌者)와 금슬(琴
瑟)악인을 데리고 계상으로 올라가는데 이때 헌가에서는 <보허자령>을 연주한다.

 
107-2.gif
 108-1.gif
 
   이 절차가 끝나고 나면 집사는 진연에 참석한 종친과 문무관 참석자들에게 마련해놓
은 꽃을 나누어 주어 모자에 꽂게 한다. (頒花)
                                     
108-2.gif            
    109-1.gif                                     
 

  9작이 끝나면 황태자 이하 제신들이 찬의(贊儀)의 구령에 따라 임금께 4배를 올리는  
데 이때 헌가에서는 <보허자령>을 연주하며 4배가 끝나고 나면 찬의가 "이제 예가 끝났
다."고 알린다. 그러면 협률랑이 휘를 들어 헌가에서 <여민락령>을 연주하며 장례원이
임금께 가마에 오르도록 청을 하면 임금이 가마를 타고 돌아가는데 이때의 예는 처음 입
장할 때와 같이 고취를 울리며 행차한다. 그러나 고취의 형태는 실제 병풍상에는 나타나
지 않는다. 임금이 안으로 들어가면 고취도 그치며 다시 황태자에게 가마에 오르도록 청
을 하고 황태자가 안으로 들어가면 비로소 모든 참석자들이 해산하게 된다.
  이상의 내용을 병풍과 비교하여 보면 병풍에서는 진연의 어떤 절차를 일목요연하게 나
타냈다기 보다는 진연에서 거행되는 중요한 대목 중 특징적인 것만을 나타낸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병풍의 제5폭에서<帝壽昌: 서편 상단의 춤>, <寅百福之舞: 동편 하단의 춤>
과 <響令舞: 중앙의 춤>, <鳳來儀: 동편 상단의 춤>, <四仙舞: 동편하단의 춤>과 같이
진연 제1작부터 제9작까지 거행되는 정재를 임의대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제6폭에서 주목되는 점은 무대 중앙에 서있는 2명의 전악과 4명의 가자(歌者), 2
명의 금슬악인(琴瑟樂人), 그 뒤에 도열해 있는 수명의 사람들이다. 의궤에 의하면 제2작
후에 "2명의 전악이 가자 4명과 금슬악진(琴瑟樂人) 2인을 인솔하여 계상(階上)으로 오
른다"는 기록이 있어 이들이 언제 계상으로 오르는지는 알 수 있으나 이들이 어떤 임무
를 맡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제6폭의 그림에는 제4폭에서와 같이
여러 의장대가 도열하여 일고 계하(階下)에는 가마와 어마가 대령해 있어 제 5폭의 정황
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에 제6폭의 해석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다
만 의궤의 내용과 관련하여 짐작할 만한 것으로는 이들 가자(歌者)와 금슬악인들은 진연
이 거행되는 동안에 권 1의「악장」편에 전하는, <외진연 악장>과 <정재악장> 등을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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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진연의궤」권 1. 35a7-43b4. <함녕전내진연의>
 
맡아 부르는 것이 아닐까 추측될 뿐이다.) 8)
 이밖에 제 6폭에서 주목되는 점은 진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모자에 꽃을 꽂고 있다
는 점이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제2작이후에 집사가 꽃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적어도 제6폭의 그림은 제2작이후의 정황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제6폭의 내용은 외진연의 절차 중에서 제2작이후의 상황을 정밀하게 묘사한 것이며, 또
한 외진안의 절차 중에서도 산화(散花)의 절차및 가자(歌者), 금슬악인(琴瑟樂人)의 기능
이 중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제5폭과 제6폭의 그림 내용을『진연의궤』권 수(首)와 비교하여 보면 의궤에서는
병풍 제5폭의 정재그림과 제6폭 계하의 상황(즉 의장대가 도열하여 있고, 어마와 어가가
대기하고 있는), 그리고 진연의 모든 참석자들이 꽃을 꽂고 있는 점을 혼합해 놓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즉 의궤의 도식이 진연의 전반적인 상황을 하나로 고정시켜 놓은 것이라
면 진연병풍 제4.7.6폭의 내용은 외진연의 절차를 시간에 따라 세분해 놓은 것이라 하겠
다.
 진연병풍 제5, 제6폭의 그림과 『진연의궤』 <함녕전 외진연도>의 내용을 비교하면 다
음과 같다.9)
 
  3. 제 7폭의 그림 <사진8>

 제 7폭의 그림은 내진연을 그린 것이다. 내진연은 왕실의 여인들이 주인이 되어 벌이는
것으로서 초대되는 사람들도 거의 여자들이 중심이 된다. 이 자리에는 왕과 왕비, 황태자
와 황태자비가 주요인물로 참석하며 그밖에 군부인(君夫人) 좌우명부(左右命婦)의 여인
들이 초대된다. 내진연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병풍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두겹의주렴
(珠簾)으로 내외하는 것으로서 어전이 있는 곳을 전내(殿內)라하고 그밖에 보계 위를 외
계상(外階上)이라고 칭한다. 그러므로 내연에서는 어전이 있는 곳과 정재가 연행되는곳,
등가악대가 자리 하는 곳, 헌가악대가 자리해 있는 곳이 각각 분리되어 있음을 볼 수 있
으며 물론 연회에 초대된 남자 손님들도 헌가악대 뒤에 위치한, 정해진 자리에서 잔치에
참여해야 한다. 또한 외진연에서는 남자 무동(舞童)들이 정재를 연행하였던 반면 내진연
에서는 여기(女技)들이 정재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밖의 집사(執事)임무도 모두 여자들이
담당한다.
  병풍에 그려진 내진연의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의궤에 기록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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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연및 익일회작등에 의하면 치사악인(致詞榮人)이 수시로 치사를 낭송하는 예를 들어
볼수 있다. 『진연의궤』권1. 43b5.-60a6.
9) 『진연의궤』권 수(首). 12b-l3a<함녕전 외진연도>
  
있는 내진연의 절차를 살피면 다음과 같다.    
     
111-1.gif
  112-1.gif
    113-1.gif                             

 이상의 내진연 절차는 외진연의 절차보다 몇 배나 복잡하고 번거로와 보인다. 그 까닭
은 술을 마시는 절차가 폐하, 황태자, 황태자비에 따라 각각 구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술을 올리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정(酒亭)까지 나아가는 절차와 술을 병에 옮겨
붓는 절차등에서 모두 별도의 음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볼
때 내진연의 연습이 외진연의 3도습의 보다 많았던 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의 진연의 절차는 의궤의 기록에서만 이렇게 상세히 열거 되었을 뿐 실제
병풍 그림이나 진연의궤의 도식에서는 매우 간략하게 처리되어 있다. 진연병풍의 진연장
면은 반화(頒花) 이후에<무고:서편에 두 그룹의 무고정재가 보인다. 의궤에 의하면 무고
정재는 황태자 내외의 제3작 擧飮에서 연행되었다.>., <춘앵전:서편 하단에 그려져 있다.
의궤에 의하면 춘앵전은 황태자 내외의 제5작 擧飮에서 연행되었다.>이 거행되고 있고
남쪽에는 <연화대 정재>를 위한 지당판(池塘板)이 준비되어 있는데 실제로 춤이 연행되
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이 병풍의 제7폭은 내진연의 전체적인 윤곽만을 나타낸 것으로
어떤 특징한 장면을 묘사한 것은 아니다.
  참고로 내진연에 소용된 등가와 헌가의 편성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14-1.gif

 이밖에 내진연에는 정재<선유락>에 수반되는 내취의 편성이 따르게 되는데 병풍 그림
의 제7(내진연), 제8(야진연), 제9폭 하단(익일회작)에 노란 옷을 입은 이들이 내취를 맡
은 연주자들이다. 내취의 편성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15-1.gif
  즉, 이상의 악기편성을 비교해 보더라도 병풍의 그림내용에서는 의궤의 내용을 모두 묘
사하지 못한 채 대략의 상황만을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4. 제8폭의 그림<사진 9>

 제8폭의 그림은 <함녕전 야진연>을 그린 것이다. 야진연은 내진연의 예를 따른 것으로
서 진연을 거행하는 시간과 규모만 조금 다를 뿐이다. 제8폭의 그림이 야진연임을 알 수
있는 가장 뚜렷한 증거는 전내에 설치한 등(燈), 주렴 바깥에 설치한 사롱등(絲籠燈), 외
계 상 좌우에 설치한 촛불(燭)등을 들 수 있으며 외계(外階)상의 여집사가 들고 있는 조
촉 휘(照燭麾)도 야진연에서만 볼 수 있는 의물(儀物)이다.
 『진연의궤』에 서술된 야진연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낮의 진연이 끝나면 폐하위(陛下位)의 의장 및 황태자위(皇太子位)와 찬안(饌案)등을 설
치한다. 반면에 황태자비의 자리와 그밖에 호아태자비에게 소용되는 여러 가지는 모두
물리게 된다. 야연에는 폐하와 황태자, 친왕, 군부인, 좌우명부, 종친, 척신, 진연청당상과
낭청등이 참석한다. 일단 진연이 시작되면 전내와 주렴바깥, 외계상에 모든 불을 밝히며
다음과 같은 절차에 의해 진연을 계속한다.
 115-2.gif                                       
 116-1.gif


 致詞 女執事가 황태자를 대신해서 치사를 읽는다. 가자(歌者)를 인솔하여 계단에 오른
다. 이 때 여집사가 휘를 들면 <장생보연지무> 3장을 연주하고 그친다. 가자(歌者)는 나
간다.

116-2.gif


 이상에서와 같이 야진연의 절차는 외진연이나 내진연에 비하여 간소한 것으로 우선 제1
작, 제 2작과 같은 절차가 없으며 여기에 소용되는 음악과 춤의 절차도 매우 간단하다.
특히 제 8폭에서 나타난 야연의 상황은 거의 진연 초입에 연행되는 <장생보연지무> 장
면과 거의 파연 때를 묘사한 <선유락 : 예가 끝나기 직전 황태자가 욕위로 돌아갈 때 연
행하는 춤>이 함께 그려져 있다. 이에 비하여 『진연의궤』의 도식(圖式)과 병풍 제 8폭
의 시차(時差)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야진연에 소용되는 등가와 헌가 편성을 살펴보
면 내진연의 경우와 같다. 그리고 야진연에서도 역시 <선유락>에 수반되는 내취의 편성
이 따른다.

9. 제 9폭의 그림 <사진 10>

 제 9폭의 내용은 <함녕전 익일 회작도>를 그린 것이다. 본 진연이 있은 다음 날에는
황태자가 주관하는 잔치가 2회 벌어지게 되는 데 낮에 거행하는 것을  <익일 회작>이라
하고 다음날 밤에 거행하는 것을 <함녕전 익일 야연>이라 칭한다. 본 병풍의 그림에서
는 야연의 특징을 결하고 있으므로서 익일회작의 예임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병풍에 묘
사된 정재의 내용으로 볼 때는 사실상 <익일회작>의 내용과 <익일 야연>의 내용을 어
느정도 함께 나타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서 『진연의궤』를 참고로 하여 익일회작의 절차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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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상의 절차에 소용된 정재와 병풍 제 9폭의 내용을 비교하면 몇가지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즉 <가인전목단>을 제외한 <수연장> <만수무> 는 익일회작에서 거행
되지 않고 그날 밤에 거행되는 야연의 절차에서 <연백복지무>와 함께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의궤의 '익일화작도식(翌日會酌圖式)에서는 <포구락>이 진행 중이고 익일야연에
서 <수연장>과 <만수무>를 추고 있어 절차와 도식의 내용과 일치하는데 반하여 병풍에
서는 이같은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 병풍에서는 제한된 화폭에 여러 진연의
절차를 묘사하기 위해서 제 9폭에서는 익일연의 내용을 모두 포괄하려고 했던 것같다.
 익일회작의 진연은 비록 내진연의 절차를 따르기는 했으나 황태자가 주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내와 외계상에 주렴을 설치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며 진연의 절차가 간소화된
까닭에 연주단도 단지 등가만을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익일회작에 소용된 악대편성을
살펴보면 내진연에 사용도니 것과 같은 등가의 편성과 내취의 편성을 갖추고 있다.

 

Ⅳ. 결 론

 이상에서 임인년 4월의 『진연의궤』에 의거하여 살펴 본 임인년 4월의 진연병풍 10폭
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제1폭부터 제3폭까지는 장례원에서 거행된 외진연(外進宴)의 초도습의(初度習儀), 이도
습의(二度習儀), 삼도습의(三度習儀) 장면을 그린 것이고, 제4폭부터 제6폭까지는 임인년
4월 23일에 거행된 외진연의 내용을 그린 것인데 이중에서 제4폭은 임금께 4배례를 하는
장면을, 제5폭은 제1작 이하 9작까지의 진연이 거행되는 장면을, 제6폭의 니용은 외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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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진연의궤』권1, 62b9-65b4.

중에서 가자(歌者)가 악장을 부르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또한 제7폭은 내진연의 제1작이
하 제9작까지의 장면은, 제8폭은 함녕전 야진연의 장면을, 제9폭은 함녕전 익일회작의 내
용을, 제10폭은 임인년 4월 진연의 진연청 당상과 낭청의 명단을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진연병풍의 내용은 진연의 정황을 <외진연> <내진연> <야진연> <익일 회작>
을 구분하여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음악사의 자료가 되는 셈인데, 이상에서 살
펴 본 바와 같이 진연 병풍의 내용은 『진연의궤』의 절차에 충실치는 못하나『진연의
궤』에 수록된 도식(圖式)이 고정된 한 장면만을 그리고 있는데 비하여 병풍에서는 외진
연의 삼도습의 장면을 보여주며 이밖에 진연의 내용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타냄으로서
상황변화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한 병풍의 그림은 진연의식을 채색
으로 타나냄으로서 진연청의 여러 가지 장식이나 진연에 소용되는 의물 및 의상들의 색
상을 선명하게 알 수 있다는 점도 『진연의궤』보다 나은 장점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임인년 4월의 진연병풍은 임인년 4월의『진연의궤』 내용을 보충하여 주는 보조
자료로서 뿐만 아니라 조선조 말기의 진연의 정황을 생생하게 나타내 주는 유일한 궁중
음악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및 자료>

『진연의궤』(광무 6년, 임인년 4월 : 규장각소장. 도서번호 14479)
『진연의궤』(광무 5년, 신축년)『한국음악학자료총서』24권(국림국악원, 1987)
『진연병풍』2점. (광무 6년. 임인년 : 국립국악원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