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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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음악과 교육과정의 분석

金鉉淑

‥‥‥‥‥‥‥‥‥‥‥‥‥‥‥‥‥<목    차>‥‥‥‥‥‥‥‥‥‥‥‥‥‥‥‥
        Ⅰ. 서론                                                  3. 세부내용의 검토
           1. 연구목적                                              1) 박자
           2. 연구범위                                              2) 높낮이
        Ⅱ. 국민학교 음악과 교육과정의 분석             3) 독보와 기보
           1. 포괄적 음악교육의 수용                   Ⅲ. 결론
           2. 음악의 구성요소 설정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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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 론

1. 연구 목적

음악교육에는 '음악의 교육'과 '음악에 의한 교육'의 두 가지가 있다. '음악의교육'은 예
술지상주의적 교육으로서 인간이 음악에 종속되는 경향의 것이며 '음악에 의한 교육'은
인간주의적 교육으로서 음악이 인간교육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다.1)
과거의음악교육은 요소반복이나 기교적 훈련 위주인 '음악의 교육'이었는데 그러한 교육
은 오늘날에는 전문음악교육에서나 취할 수 있는 방편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보통음악교
육에서는 '음악에 의한 교육'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음악에 의한 교육'도 개체로서의 인간교육이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인간교육
이냐에 따라서 둘로 구분될 수 있다. 개별적 인간교육으로서의 음악교육은 학교음악교육
에 보편화되어 있는 상태이며 사회적 인간교육으로서의 음악교육은 근래에 들어 음악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관심의 부각과 아울러 점점 중요시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음악의
본질이 음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개인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사상, 예술적 사고, 문화 등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생각2)과 관계있다. 이 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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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교부,『국민학교 교사용 지도서:음악 3』 (서울:국정교과서 주식회사, 1989),
6쪽.2) Thomas Manhattanville Music Curriculum Program : Synthesis :
A Structure for Music education, Elnora, New York : Media, Inc., 1971.성경희,
『제5차 초·중학교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연구 개발』 (서울:한국교육개발원,
1986) 39쪽에서 재인용.

지의 본질 때문에 음악은 인격형성과 사회통합의 기능3)을 동시에 부여받게 된다. 미국에
서 탄생하여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포괄적 음악교육이론도 다종족국가인 미국사회
를 음악으로 통합해 보고자 한데서 나온 결과이다.4) 하나의 사회가 강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응집력이 강해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간에 공통요소가 많아야 한
다.5) 학교음악은 사회음악으로 전이되어 국가나 민족의 발전에 아바지하는 강력한 공통
요소로 작용하게 될 때에 비로소 그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음악교육은 어떤 것인가? 한국은 단일민족국가이고 현재
민족의 당면과제가 분단극복과 민족통일에 있다고 한다면 음악교육은 민족의 동질성 회
복에 기여할 수 있는 민족적 공통요소의 개발, 심화, 확대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 민족적 특성을 강하게 지닌 전통음악의 교육은 역사적·시대적 당위성을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적 기능의 차원을 떠나 개인적 차원에서도 전통음악교육이 인격형성
에 이바지할 수 있는 요소는 충분하다. 우리말의 억양과 리듬을 살린 민속성악곡은 말과
노래, 나아가서는 삶과 음악의 간격을 좁히는 데 기여할 것이며 민속음악의 즉흥적 연주
방식은 자유로운 표현력 획득과 창작능력의 계발에 도움될 것이며, 연주형태나 음악형식
의 열린 구조는 적극적인 참여정신 배양에, 그리고 합주곡에서 각 악기가 개성적이고 민
주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특성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시민정신의 함양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전통음악교육이 표면적 정서
와 내면적 정서의 분리에서 오는 갈등6)을 없애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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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웨덴의 경우 음악의 영역을 국민학교는 협동음악활동, 작곡, 세계의 음악활동
으로, 중학교는 기초음악활동, 창작활동, 음악과 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에서
'음악과 사회'영역은 발전하며 변천하는 미래 사회에 대비하여 음악의 사회적 역할과
위치 등에 대한 이해 증진을 돕는 음악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 영역은 정부의 음악
교육안을 반영시킨 것으로 주로 음악의 사회·종교·정치적 기능을 다루고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음악을 다룬다.
이러한 예와, 음악학습자료가 현대사회의 요구를 잘 반영시킨 폭넓고 다양한 자료
이어야 함이 여러 선진국에서 강조되고 있는 점 등은 음악의 사회적 기능이 고려된
것이다. 성경희,위책, 55∼60쪽. 4) 찰스 R. 호퍼 저, 안미자 역, 『음악교육론』
(서울: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84), 143∼144쪽.5) 위 책. 143쪽.
6) 박종문은 서양음악이 우리 민족고유의 정서와 감수성을 침탈하여 서구적 인간으로
변질시켰음을 지적하면서, 그렇지만 우리가 아무리 서구화되어도 그 내적 잠재적 본질은
한민족임을 속일 수 없기 때문에 서양음악적 정서에 전적으로 동화되지도 못하고 전통
음악으로 일시에 회귀하지도 못하는 근원적인 갈등이 남는다고 하였다. 박종문, "한국
양악은 지배계급의 시녀였다", 『음악교육』 (서울:세광음악출판사, 1989. 7) 7월호. 통권
제43호. 25쪽. 필자는 박종문이 제시한 갈등은 바로 표면적 정서와 내면적 정서와의 분리
에서 생기는 갈등이라 본다. 문화전반에 걸쳐 서구중심적 경향이 만들어낸 서구적 정서는
표면적으로 덧씌워진 정서이며 그 이면에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내면에서만 흐르는 민족
적 정서가 있어서 표면적 정서와 물과 기름처럼 서로 융합되지 못한 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음악교육에서 전통음악을 충분히 다루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의 주장은 그동안 국
악전공학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전개되어 왔다.7) 그리고 음악교과서의 제재곡이 18-9세
기 서구음악에 너무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과 국악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통계
적 수치 제시와 아울러 강조되어 왔다.8) 그러한 노력의 결과 이제 필요성이나 당위성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그다지 없는 것으로 보이며 음악교과서에도 적은 양이긴
하지만 국악제재곡이 조금씩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악교육을 위하여 해야할 일들은
많다. 현장 교사의 재교육, 교육용 국악제재곡 개발, 국악교육방법론의 연구 등 교육실제
와 관련된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9)
  그런데 이러한 과제들을 다 해결하였다 하더라도 음악과 교육과정이 전통음악교육을 실
천하기 어렵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전통음악은 학교음악으로 정착될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음악과 교육과정의 검토작업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본 연구는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이 전통음악을 학교에서 교육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떠한 점이 문제인지. 그리고 바람직한 음악과 교육과정이 취해
야 할 바는 무엇인지 등을 고찰해보고자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의
구성에 영향을 준 음악교육이론에 대해서도 아울러 살펴보고자 한다.

2. 연구 범위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이라 하면 문교부가 제정하여 고시하는, 계획단계의 교육과정을 가
리킨다. 그것은 좁은 의미의 교육과정이다. 넓은 의미의 교육과정은 여기에다 교과서, 학
습지도, 교육평가까지 포함한다. 협의의 교육과정이 뿌리내리고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광의의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각 요소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져야 한다. 그런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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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최종민, "음악교육의 방향과 이론" 『정신문화연구』 (성남, 정신문화연구원, 1984)
                겨울호. "전통음악과 국악교육"『새교실』(서울 : 대한교육연합회, 1985.12)
                통권 374호.
8) 이성천,"초·중·고 국악교육과정의 구성과 교육내용"『새교실』(서울:대한교육연합회,
                1985.12). 통권 374호."한국음악교육의 문제와 그 대책-국민학교·중학교의
               가창영역을 중심으로-"『정신문화연구』(성남 :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겨울호. 황현정, "중학교 음악교과서에 나타난 교육내용 분석 연구-가창과
              감상을 중심으로-"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1989.
9) 장사훈, "국악계의 당면과제"『새교실』 (서울:대한교육연합회, 1985. 12) 통권 374호.
   권오성, "국악교육의 의의와 방향"『국악교육』 (서울:한국국악교육학회, 1989) 제7집.
             "국악교사의 양성과 수급·연수"『새교실』(서울:대한교육연합회, 1985. 12) 통권
             374호.
   강인석 "고등학교 국악교육의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음악교육』 (서울:한국음악
             교육협회, 1989) 제5집.

협의의 교육과정을 구상할 때에는 광의의 교육과정까지 항상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본고의 연구목적은 교육현장의 시행원칙으로서 주어진 교육과정이 전통음악교육
을 위하여 타당하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협의의 교육과정만을,
특히 그중에서도 국민학교의 것만을 대상으로 분석하기로 하겠다. 본 연구에서는 초·
중·고등학교 음악과 교육과정의 연계상태나 변천과정에 대하여는 다루지 않을 예정이
다. 오로지 1987년에 개정된 제5차 교육과정 중 국민학교 음악과 교육과정만을 대상으로
그 구성 체계와 세부내용을 검토하고 전통음악교육을 위하여 문제되는 부분을 추출, 왜
문제인지, 어떻게 달라져야 곯는지를 각각 세밀하게 고찰해 나가기로 하겠다.

                      Ⅱl.국민학교 음악과 교육과정의 분석

1. 포팔적 음악교육의 수용

  제4차 음악과 교육과정이 기본능력, 표현능력, 감상능력으로 영역을 구분했던 데에 비하
여 제5차 음악과 교육과정은 표현과 감상의 두 영역으로만 나누었고 실제 학습에서는 음
악적 감각의 토대위에서 영역구분없이 통합적으로 다루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러한 통합
적 지도는 제2차에서부터 명시되어 왔으므로 현행의 특성이라 할 수 없다. 현행의 특성
은 '음악의 본질적 특성에 입각한 음악학습활동에 중점을 두었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
모든 음악학습활동이 실음을 통한, 그리고 창의성을 중시하는 학습이 될 수 있도록 유념
'할 것이 강조되었다.l0) 통합적 지도와 음악의 본질에 충실한 음악수업은 포괄적 음악교
육에서 중요시하는 교육방법이다. 즉,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에는 포괄적 음악교육이론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포괄적인 음악교육의 목로는 포괄적인 음악성의 계발에 있다.11) 포괄적 음악성이란 감
각적으로 지각하고 반응하며 지적으로 이해·분석할 수 있는 능력, 음을 가지고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창조할 수 있는 능력, 느끼는 바를 표현하고 연주할 수 있는 능력, 음
악을 생활화할 수 있는 능력 등이 모두 통합된 음악적 능력이다.12) 이러한 포괄적 음악
성을 길러주기 인하여 음악수업은 우선 음악의 본질에 충실한 깃이어야 하고 음악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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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문교부 고시 제87-9호, 『국민학교 교육과정』 (서울:대한교과서 주식회사,
     1987), 145쪽.
11) 성경희, 앞책, 39쪽.
12) wi11oughby, D., Comprehensive Musicianship and Undergraduate music
Curriclua, Washington, D.C. Music Educator's national Conference, 1971.
성경희, 앞책. 39쪽에서 재인용.

를 하나의 통합체로서 다루어야 하며 학생중심, 경험중심, 창조성 중심의 음악수업이 되
어야 한다.13) 포괄적 음악 교육에서 교사는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발견학습을
위한 조력자일 뿐이며 음악적 환경을 조성해 주는 역할로 만족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는
학생들의 포괄적 음악성 개발을 위하여 모든 시대, 모든 지역의 음악을 모두 경험대상으
로 제공해 줄 수가 있어야 한다. 이 때 교사가 경험대상을 창조할 때에는 '어렵다', '쉽
다'는 것에 대한 성인관련적 생각은 접어 두고 있는 그대로의 음악을 내어 놓아야 한다.
어린이들은 쉬운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쉬운 것부터 선택하기 때문이다.14) 포괄적 음
악교육에서 중요시하는 음악적 능력은 시각적 능력이 아니라 청각적 능력이다. 그래서
시각관련적 부호의 처리능력은 훨씬 뒤의 문제로 미룬다. 포괄적 음악교육의 실제에 있
어서는 악보를 다룰 필요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15)
이상으로 포괄적 음악교육이론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포괄적 음악교육은 ①포
괄적 음악성 계발 목적, ②통합적 지도방법, ③학생중심, 경험중심, 창조성 중심의 수업
④교사의 학습조력자 역할 ⑤모든 시대, 모든 지역 음악의 제재화 등이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의 제재곡 선정부분만 제외하면 한국에서 수용하기에 매우 훌륭한 교
육이론이라 생각된다. 나라에 따라 사회적·교육적·음악적 환경이 다르면 제재곡 선정
방법도 달라지며 또 달라져야 한다. 포괄적인 음악교육 이론은 다종족국가인 미국의 사
회적 요청에 의하여 탄생된 이론이다. 미국의 경우 전통음악이라 내세울 만한 것이 없고
특정 종족의 음악에 비중을 두는 것은 다른 종족을 소외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미국내의 모든 종족의 음악을 골고루 선정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단일민족국가이고 민족적 정서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다듬고 가꾸어온 전통음악이 있으며
분단극복, 민족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해결을 위하여 민족적 응집력을 강화해야 하는 시
점에 있으므로 민족적 색채를 강하게 지닌 음악의 교육이 요구된다. 따라서 전통음악이
여러 음악 중 가장 큰 비중으로 편성되어야 하며 특히 초기단계에서는 국악이 중심제재
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포괄적 음악교육의 제재 선정방법은 한국
의 현실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라 하겠다.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은 제재선정기준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세부내용을 보면
포괄적 음악교육의 제재 선정방법을 적용할 수 얼도록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렇다고 국악곡을 많이 편성할 수 있도록 짜여 있는 것도 아니다.l6) 단지 서구음악적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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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성경희, 앞책, 39쪽.
14) 이강숙, "포팔적 음악교육의 실제" 『한국음악교육의 방향과 이론』
(성남:한국정신문화연구원 심포지움 자료, 1986), 7쪽.
17) 위글, 22쪽.
16) 다음 2항과 3항의 분석을 참조.

이 주종을 이루고 거기에 국악과 관련된 내용은 구색을 갖추기 위한 정도로만 포함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야말로 이른바 '세계성'에 도달하지도, 민족적 특수성을 획득하고 있지
도 못한 실패작이라고 하겠다
요컨대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은 포괄적인 음악성 계발을 위하여 포괄적 음악교육을 수
용한 듯하나 세부내용 규정으로 볼 때 포괄적 음악교육방식의 제재 선정이 어렵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전통음악을 많이 편성할 수 있게 짜여진 것도 아니다. 단지 서양음악과
관련된 내용에만 치우쳐 있어서 포괄적 음악성과 민족적 음악성의 계발 두가지 측면에
모두 실패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2. 음악의 구성요소 설정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의 교과목표는 "바람직한 음악의 체험을 통하여 음악성을 계발하
고 풍부한 정서와 창조성을 길러 조화로운 인격을 형성하게 한다"로 되어 있고 이것을
다시 "(1)악곡의 구성요소에 대한 감각을 계발하며 개성에 따라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능
력을 기른다. (2)악곡과 연주의 특징을 이해하고 음악을 애호하며 즐기는 태도를 기른다"
로 구체화시키고 있다. 여기에서 '악곡의 구성요소에 대한 감각을 계발' 한다는 서술에
주목 해 보기로 한다.
악곡의 구성요소에 대한 감각을 계발함으로써 음악적 전이능력을 기르는 데 목적을 두
는 교육이론에 개념적 접근법(Conceptual approach)과 공통요소 접근법(Common
eliments approach)이라는 것이 있다.

개념적 접근법은 1963년 부르너(Bruner)가 창안한 구조중심 교과과정의 기본이념을 바
탕으로 한 교수-학습방법으로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지식을 쉽게 이해하고 새로운 문
제에 접했을 때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데에 목적을 둔 교육
방법이다. 음악과 학습에 있어서의 개념적 접근방법은 음악의 기본이 되는 개념을 배움
으로써 음악의 본질적 구조, 그리고 그들의 상호관계를 이해하도록 하여 음악적 문제에
접했을 때 음악적으로 해결해 나갈 슨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다.17) 음악의 개
념을 배운다는 것은 음악을 구성하는 기초적 요인을 배운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음악
이면 어떤 음악이든간에 내포하고 있는 음악의 본질요소를 배우는 것이다.18) 모든 음악
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음악의 기본개념은 세계의 음악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음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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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Gary C.L.ed., The Study of Music in the Elimentary School-a Coneptual
Approach. Washington, D.C : Music Educator's National Conference. 1967.
성경희, 앞책, 43∼44쪽에서 재인용.
18) 성경희, 앞책, 42쪽.

  기초요소를 배움으로써 획득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개념적 접근법과 공통요소접근법은
결국 같은 접근법이며 공통요소접근법은 개념적 접근을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라 하겠
다.
  모든 시대, 모든 지역의 음악을 교육대상으로 삼는 포괄적 음악교육은 그 많은 작품들
은 모두 교육내용으로 삼을 수 없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친다. 따라서 모든 개체(작품)에
공통적인 음악의 개념을 가르쳐 음악적 전이능력을 길러주는 개념적 접근법을 택하지 않
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개념적 접근법은 포괄적 음악교육을 위한 중요한 방법론이 되고
있다.
  개념적 접근법(또는 공통요소 접근법)은 현재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유형의 음악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다. 즉, 매우 이질적인 전
통음악과 수입음악을 똑같이 음악이라는 범주안에서 이해시킬 수 있는 기본적 틀을 마련
해줄 수 있다는 데에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음악의 구성요소 설정방식에는 다음의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① 리듬, 가락, 화성
             ② 빛깔, 셈여림, 길이, 높낮이19)
             ③ 빛깔, 셈여림, 형식, 길이, 높낮이20)
             ④ 소리, 리듬, 가락, 화음, 형식, 조성, 텍스츄어21)
             ⑤ 리듬, 가락,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22)
             ⑥ 음색, 리듬, 가락, 화음, 형식, 셈여림, 빠르기, 텍스츄어, 유형(style)23)

이 중에서 동서양음악에 공통적인 요소는 ②와 ③이다. 나머지의 경우 서양음악에만 해
당하는 화음, 조성 등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어서 세계음악의 기초요소라고 할 수 없다.
만약에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이 세계음악을, 특히 전통음악을 교육시킬 의도가 있는 교
육과정이라면 ②와 ③의 개념을 선택하여 접근해 갈 것이다.
그러나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은 ⑤의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런데다가 교육과정 해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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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장기범, "종합음악성 교수법"『음악교육』 (서울:세광음악출판사, 1989. 7),
7월호. 111쪽.성경희, 앞책, 42쪽.
20) MMCP가 규정한 응악의 5요소이다.
이강숙, 앞글, 9∼10쪽.
강갑중, "하와이 음악교육과정 분석 연구" 『음악교육』(서울:한국음악교육협회,
1985) 제1집. 44쪽.
21) 하와이 음악교육과정이 규정한 음악의 요소이다.
장기범, 앞논문, 113쪽.
장갑중, 위논문, 44쪽.
22) 정세문, "음악과"『국민학교 교유과정해설』 (서울:교육과학사, 1957) 329쪽.
23) 성경희, 앞책, 42쪽.

는 이 요소들이 악곡을 이루는 필수적 요소라 명시하고 있다.24) 즉 ⑤의 요소 중에서 한
가지라도 빠지면 음악이 아닌 것으로 이해하게끔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화음이 없는
전통음악은 음악이 아니다"라고 하는 잘못된 인식이 교육을 통하여 조장되고 있다고 하
겠다.
전통음악을 가르치고자 하는 교육과정이라면 위 ②의 요소개념과 ③의 요소개념에 입각
하여 동서양음악 공통의 본유개념부터 충분히 다룬 후 다음 단계로 가면서 특정음악이
가지고 있는 특수요소들을 차례차례 추가해 나가는 방법으로 개념을 확대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3. 세부내용의 검토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위에서 언급한 음악의 5요소에 의하여 빛깔, 셈여림, 형
식, 길이, 높낮이별로 나누어 보면 <표1>과 같다.
  <표1>에서 음빛깔과 셈여림의 내용은 매우 기초적인 것만을 다루고 있으며 전통음악
교육에 문제되는 서술이 없으나 음의 길이, 높낮이와 관련된 항목에서는 많은 문제가 발
견된다.

1) 박자

  <표1>에 의하면 3, 4학년에는 2/4, 3/4, 4/4박자, 5학년에는 2/4, 3/4, 4/4, 6/8박자, 6학
년에는 여러 박자의 리듬을 각각 악보에 의하여 표현하며 듣고 적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박자규정은 전통음악을 무시한 것이다. 왜냐하면 전통음악의 리듬은 한 박이 셋
으로 분할되는 리듬(trip1e rhythm)이 대부분이며 12/8박자로 표시될 수 있는 장단이 가
장 많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하고 쉬운 장단으로 알려진 세마치 장단도 9/8박자에 해당
한다. 즉, 교육과정상의 규정에 맞는 제재곡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데 박자기호상의 수치가 낮을수록 쉽고 높을수록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
다. 그것은 박자가 길어짐으로 인한 시각적 어려움에 대한 생각이거나 교사입장의 어려
움일 뿐이지 실제음악의 어려움이나 어린이 입장의 어려움은 아니다. 포괄적 음악교사는
성인관련적 생각으로 '쉽다' '어렵다'를 판단해서는 안되고 다양한 음악환경을 조성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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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정세문, 앞글, 329쪽.


<표1> 음악의 5요소(빛깔, 셈여림, 형식, 길이, 높낮이)에 의한 국민학교 음악교육과정 일람표




으로써 어린이들이 스스로 쉬운 것부터 선택해서 배울 기회를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
른들의 쉽고 어려움과 어린이들의 쉽고 어려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
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쉬운 리듬은 그 나라 민속음악에서 가장 흔한 리듬이
다. 찰스 호퍼는 헝가리의 코다이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미국에 적용할 때에 헝가리의 민
요는 6/8박자가 흔치 않아 4학년에 와서야 다루지만 미국의 민요는 6/8박자가 흔하므로
더 일찍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함으로써25)국가간의 음악적 배경이 다르면 음악교육이 달
라져야 한다는 실례를 제시했다.
교육과정의 이러한 박자규정은 교과서에 수록된 적은 수의 민요들마저 그 맛과 특색을
잃은 채 가르쳐지도록 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원래 9/8박자인 아리랑, 도라지가 3/4박자
로, 12/8박자인 풍년가가3/4박자로 바뀌어 실리고 있는 것이다.26)
요컨데, 3, 4학년 과정의 박자규정이 2/4, 3/4, 4/4로 한정되어 있는 것은 전통음악의 리
듬을 무시한 규정이며, 한국민요에 가장 흔한 장단들이 교육될 수 있도록 9/8, 12/8박자
등도 포함되어야 한다. 박자의 단위가 길어짐으로 인하여 보고 부르는 데에 시각적 어려
움을 느낀다면 듣고 부르기로 모두 학습한 후에 알고 있는 음악을 악보로 확인하게 하는
방법으로 가르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기보법의 논리를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하는 데
에 매우 효과적이다.27)

2) 높낮이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의 높낮이와 관련된 요소를 뽑으면 조성, 가락, 화음의 세
가지가 있다.(<표1> 참조)이 중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화음이다. 따라서 포괄적 개념
의 화음을 가르치고자 한다면 동양음악적 화음에 대한 구명작업을 통하여 동서양에 공통
되는 화음의 개념을 추출하여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에
서처럼 서구적 개념의 화음만을 악곡구성의 필수요소라 하여 초기부터 가르치는 것은 바
로 음악적 편견을 가르치는 것이라 하겠다.
다음, 조성과 가락에서 문제되는 것은 음계와 조에 관한 것이다.
교육과정에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장조와 단조, 그리고 전통음악의 조로 된 악곡을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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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찰스 R. 호퍼 저, 안미자 역, 앞책, 173-174쪽.
26) 아리랑은 4학년 음악교과서 현행본 12쪽, 실험본 10쪽, 도라지타령은 5학년
음악교과서, 현행본 12쪽.
27) 찰스 R. 호퍼 저, 안미자 역, 앞책, 172쪽.

현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악보에 의한 학습은 3학년에는 '다장조의 단순한 가락', 4학
년에는 '다장조의 쉬운 가락', 5학년에는 '다장조, 바장조, 가단조의 가락' 6학년에는 '다
장조, 바장조, 사장조, 가단조의 가락'을 악보에 의하여 표현하며, 듣고 가리거나 듣고 적
도록 제시하고 있다. 즉, 악보에 의한 학습은 장조를 먼저 다룬 후 단조를 가르치도록 규
정하고 있으며 전통음악의 조는 빠져 있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쉽고 자연스러운 음계는 그 나라 민요의 음계이다. 왜냐하면 민요의
음계는 어조(語調), 즉, 말의 억양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민요는 입에서 입
으로 전하며 다듬어져 오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 음악성이 반영된 것이다. 그
러므로 민족 구성원의 공통음악성, 즉 민족의 보편적 음악성, 민족음악성의 본질을 민요
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민요나 민요의 음계로 된 음악의 교육은 자연스러운 가운데
민족적 결집력을 높이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음악교육의 금자탑을 이룬 코다이의 음악교육은 민요를 교육의 주자료로 삼음으로
써 성공적 결과를 이끌 수 있었다.28)

처음 몇년간 교과목에서 사용하는 음악은 대체로 헝가리 민요들이다. 코다이의 교수법이
민속적이 고 국민적인 것에 뿌리박고 있다는 것에 대해 외국사람들은 흔히 허술하게 보고
있다 …(중략)…역사상 이 나라는 과거에 여러 번 외부의 오랜 침입을 받았다. 터키,
오스트리아, 독일인의 침략을 받았으며, 지금은 러시아의 위성국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
에서 헝가리의 국가적 주체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음악이다.28)

헝가리와 한국은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나 헝가리는 언
어와 음악교육을 통하여 국가적 주체의식을 갖고 있고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 점에
서 볼 때 헝가리의 음악교육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한국민요의 음계는 5음음계이다. 독일의 유명한 음악교육자 칼 오르프(Carl Orff)는 5음
음계의 지지자였는데 5음음계를 자연스러운 음계로 보고 5음음계를 충분히 교육한 다음
장음계와 단음계는 훨씬 나중에 가르쳤다고 한다.30)
한국의 음악교육은 민요를 주자료로 삼고 있지도 않고 또 민요의 음계도 무시되고 있으
며 서양의 7음음계만을 선호하도록 교육과정이 짜여 있다. 한국의 음악교육학자들이 칼
오르프나 코다이의 음악교육방식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전통음악을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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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위책, 169쪽.
29) 위책, 169쪽.
30) 위책, 159쪽.

육하기 어렵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한 것은 아직도 서구지향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전통음악의 교육적 가치를 의심하고 있거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교육과정의 구성
에 임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3) 독보(讀譜)와 기보(記譜)

음악학습 지도방법에는 청각적 능력을 기르는 현상적 접근방법과 시각적 능력을 기르는
상징적 접근방법이 있다.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은 '모든 음악학습활동이 실음을 통한, 그
리고 창의성을 중시하는 학습활동이 될 수 있도록 유념'시키고 있다. 실음과 창조성을
중시한다는 것은 시각적 능력보다도 청각적 능력을 우위에 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
창 학습의 경우 보고 부르기보다도 듣고 부르기가 더 강조되는 것이다. 교육과정 해설서의
이에 대한 기술을 보자.

국민학교에서는 전 학년을 통하여 듣고부르기를 활발히 전개하먼서 학년에 따라 서서히
악보에 의한 학습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개정된 교육과정에서는
독보력을 포함한, 악보에 의한 학습내용을 가급적 축소하였으며 이를 학년에 따라 무리
없이 서서히 익혀 나갈 수 있도록 조직하였다.31)

즉,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은 악보에 의한 학습내용이 축소되었으며 서서히 익혀지도록
조직되어 있다는 것이다.
악보엔 의한 학습은 악보 읽기와 악보 쓰기로 나눌 수 있고 또 악보 쓰기도 보고 쓰기와
듣고 쓰기로 나눌 수 있다. 문자학습의 경우에 비추어 악보학습은 악보 읽기, 보고 쓰기,
듣고 쓰기의 순서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세분화된 악보학습을 포함한 전체
학습은 듣고 가리기, 듣고 부르기, 보고 부르기, 보고 쓰기, 듣고 쓰기의 순서로 서서히
조직되어야 한다.
그런데 <표1>에 의하면 3학년 과정에 민음표와 점음표로 된 2/4, 3/4, 4/4박자의 리듬
을 악보에 의하여 표현하며 듣고적기 훈련을 하도록 되어 있다. 즉 악보보기도 익숙치않
은 3학년 단계에서 듣고 적기가 요구되고 있다. 이것은 악보학습내용을 축소하였고 무리
없이 서서히 익혀 나갈 수 있게 조직하였다는 서술과 다소 부합되지 않는다. 악보라는
것은 그 음악을 오래 보존하거나 간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수단이다. 그런
데 이 악보가 자유스럽고 개성적이며 창조적인 표현을 가로막아 음악의 변화가능성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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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정세문, 앞글, 322쪽.

애고 획일화, 고정화시킨다면 그것은 악보의 폐해라고 할 것이다. 포괄적 음악교육에서
악보가 필요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 것은 바로 그러한 폐단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기자신의 의사를 말로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에 글을 배워야 학
습 동기와 흥미가 유발된 가운데 즐거운 문자학습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초기에는 실음만
으로 자기 표현력을 획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배려해 주어야 한다. 더구나 학습되는
악보가 전통적 기보법에 의한 것도 아니고 서양식 악보이며 여기에 얽매여 전통음악이
교육에서 탈락된다면 수단(악보)에 가로매여 목적(음악)을 놓치는 결과라 할 것이다. 서
양식악보가 중요한지 우리의 전통음악이 중요한지를 되새겨본다면 또, 우리의 전통적 기
보법도 있다는 것을 안다면 서양식 악보학습은 실음위주의 학습을 위해서나 창의성을 위
해서나 전통음악교육을 위해서나 훠씬 더 뒤로 미루어져야 바람직할 것이다. 악보학습이
늦어진다고 '음악'적으로 지진아가 되는 것도 아니고 또 악보는 '음악'을 배운 후에 참
고로 확인케 함으로써 그 기보의 논리를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할 수도 있는 것이다.

                                Ⅲ. 결론

  1987년에 개정된 제5차 음악교육과정이 전통음악을 교육시키기에 합당하도록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국민학교 음악과 교육과정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의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해 본다면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은 문교부가 교육의 과제로
내세우는 국적있는 교육, 민족주체성 수립을 위한 교육과도 세계음악의 보편성 획득을
위한 음악교육과도 거리가 멀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분석을 통하여 도출된 문제점과 바람직한 음악교육과정을 위한 대책을 아울러 구체적으
로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포괄적인 음악성 계발을 위하여 통합적인 지도방법과 음악의 본질에 충실한 음악수
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포괄적 음악교육이론을 수용한 것이다. 그런데 세부내용을 살
펴보면 포괄적 음악교육에서의 제재의 다양화에 의한 포괄적 음악성 계발의 측면은 수용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전통음악을 주자료로 삼고 있지도 않아서 민족성도, 그리고
이른 바 세계성도 찾아볼 수 없는, 다만 무국적일 뿐인 음악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민
족적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동시에 획득하고 있는 음악교육과정이 되려면 전통음악
을 교육의 주자료로 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음악을 고루 체험할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
되어야 할 것이다.

2.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은 음악의 기본개념을 가르침으로써 음악적 전이능력을 기르는
데에 목적을 두는 개념적접근방법(Conceptual approach) 혹은 공통요소 접근법(Common
eliments approach)을 수용하고 있다. 음악의 요소 또는 기본개념 설정방법에는 ①리듬,
가락, 화성 ②빛깔, 셈여림, 길이, 높낮이 ③빛깔, 셈여림, 형식, 길이, 높낮이 ④소리, 리
듬, 가락, 화음, 형식, 조성, 텍스츄어 ⑤리듬, 가락,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 ⑥
음색, 리듬, 가락, 화음, 형식, 셈여림, 빠르기, 텍스츄어, 유형(style)등의 여러 가지가 있
다. 이 중에서 화음은 '어울림'이라는 포괄적 개념이 아닌 양악의 수직적 화음을 뜻하는
것임이 분명하므로 동서양음악 공통의 필수요소가 아니다. 그러므로 세계음악을, 특히 전
통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려면 서구적 화음을 뺀 ②와 ③의 기초개
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음악교육과정은 ⑤의 방법 즉, 리듬, 가락, 화
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을 음악의 필수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화음이 없는 전통
음악은 음악이 아니다"라고 하는 그릇된 인식을 교육의 초기부터 단계적으로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3. 박자에 대한 규정에서 전통음악은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 3, 4학년에는 2/4, 3/4,
4/4박자, 5학년에는 2/4, 3/4, 4/4, 6/8박자, 6학년에는 여러 박자의 리듬이 악보에 의하여
학습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전통음악은 한 박자가 項으로 분할되는 리듬(triple
rhythm)이 대부분이고 민요의 경우 9/8, 12/8박자가 가장 많은 것을 볼 때에 9/8, 12/8박
자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박자의 수치가 높을수록 음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
못이다. 그것은 서구음악이 체질화된 교사입장에서의 어려움이거나 숫자상의 어려움이지
어린이입장이나 실제 음악의 어려움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이에게 가장 쉬운 리듬은
그 나라 민속음악적 리듬이다. 왜냐하면 민속음악의 리듬은 말의 리듬에 가장 가깝기 때
문이다.
교육과정의 잘못된 박자규정은 교과서수록의 민요들마저 그 맛과 특성을 잃은 채 교육
되게 하여 그 수록의 의미를 상실케 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4. 음의 높낮이와 관계되는 음계와 조의 규정에도 문제가 있다. 조에 관한 내용 중에는
장조와 단조, 그리고 전통음악의 조로 된 악곡을 표현하게 하도록 규정이 있다. 그런데
악보에 의한 표현은 3학년에 '다장조의 단순한 가락,'4학년에 '다장조의 쉬운 가락', 5학
년에 '다장조, 바장조, 가단조의 가곡 6학년에 '다장조, 바장조, 사장조, 가단조의 가락'으
로 제한되어 있다. 즉, 악보학습에서는 전통음악의 조와 음계가 탈락되고 서양의 7음음계
의 장조와 단조만이 교육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5음음계를 가장 자연스러운 음계로
보고 초기에는 5음음계의 음악을, 그리고 훨씬 나중에 장음계, 단음계 등의 7음음계를 가
르친 오르프(Carl Orff)나, 민요를 주자료로 삼아 언어교육과 함께 음악교육이 헝가리의
주체의식 강화에 이바지하도록 한 코다이의 경우에 구태여 비추지 않아도 민요교육 또는
민요음계 교육의 필요성은 두말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5. 악보에 의한 학습에 무리가 있다. 현행에서는 악보에 의한 학습내용을 가급적 축소시
켰고, 서서히 익혀 나가도록 조직하였다고 하였으나 악보에 익숙치 않은 3학년 과정에
듣고 적기가 벌써 시작되는 것은 무리라고 하겠다. 초기에는 악보를 보고 부르거나 적는
것은 피하고 음악자체를 먼저 배운 후 악보는 배운 것을 확인케 하는 방법으로 서서히 저
절로 기보법의 논리를 터득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실제 음악의 어려움이 아닌 악보
(서양식 악보)상의 어려움 때문에 전통음악이 교육에서 탈락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도,
전통적 기보법이 있음을 고려해서도, 또 창의적 표현을 위해서도 악보학습은 훨씬 더 미
루어져야 바람직하다. 악보학습이 늦어진다고 '음악'적으로 지진아가 되는 것은 아닌 것
이다.

  이상으로 교육과정의 극정 중 문제가 되는 항목들을 각각 고찰해 보았다.
  본고에서 한국의 음악교육과정을 주로 외국의 이론에 의거하여 분석한 까닭은 전통적
음악교육이론이 정리되어 있지 않은 까닭도 있겠지만 한국의 음악교육계를 주도하는 학
자들이 외국의 것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며 또, 한국의 것이지만 외래음악 교
육체계로 되어 있어 외래음악교육 체계를 외래음악 교육이론으로 비판하여 보는 것도 하나
의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명실상부한 한국음악 교육이론, 한국음악 교육체계의 정립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