保存과 傳承을 中心으로 한

                   保存과 傳承을 中心으로 한
                       傳統音樂의 發展方向

崔鍾敏

1. 보존과 전승의 의미

  나에게 주어진 제목 중 보존과 전승이란 구절의 의미는 보존 따로, 전승 따로 하여 두가
지의 의미로 볼 수도 있고 또 보존과 전승 전체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보존과 전승을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하나는 있는 그대로를 지속하는 보수적 측면
이 되겠고 다른 하나는 현실여건에 맞게 변화시키면서 계승하는 발전적 측면이 될것 같다.
  그러나 보존과 전승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어차피 음악이란 미래를 향하여 흘러가
는 것이지만 새로 창작하거나 바꾸어 가면서 흐름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음
악성을 유지하면서 이끌어 가는 적용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이렇게 보든
저렇게 보든 내게 기대하는 주최자의 생각은 창작음악을 제외한 기종의 음악등이 어떻게
그 고유성을 유지하며 가능한 한 과거의 모습대로 현재에 재현되고 또 미래에로 이어져
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귀착될 수 있을 것 같다.결국 전통음악의 전통성이 어떻게 잘
전승되어 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과 같은 내용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2. 달라진 음악환경

전통사회시대에는 전통음악의 보존이나 전승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서
양문화가 우리의 삶의 내용을 많이 바꾸어 놓은 현대에 있어서는 그 서양문화의 영향때문
에 전통음악의 보존이나 전승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서양문화의 영향
을 많이 받은 현대에서 음악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다.

2-1 교육제도

전통 사회의 음악교육제도를 한 마디로 정의 하긴 힘들지만 뭉뚱그려 음악만을 가
르치는 도제식 교육 제도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지금은 음악을 전공으로 하긴
하지만 많은 학과목이 함께 과해지는 학교식 교육 제도이다. 전공분야도 몇 가지의
기악·이론·작곡·성악등으로 나누어져있고 학교도 중·고·대학·대학원등으로 단계
가 일정하게 되어 있다. 국악을 공부하기 시작하는 연령도 학교 제도에 의하여 좌우
되므로 대개는 고등학교경부터 시작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따져보면 이 국악 교
육 환경만큼 크게 달라진 분야도 없을만큼 정말 많이 달라져 있는 실정이다.

  2-2 교육방법

  교육방법이란 교육제도와 크게 관계되는 것인데 교육제도가 달라진 만큼 교육방
법도 많이 달라졌다. 전통사회의 도제식 교육제도는 필요한 음악을 직접 가르치고
음악체험은 항상 현장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교육
제도는 여러가지 부수과목을 곁들여서 음악을 가르치고 음악체험도 학과 따로, 렛
슨 따로, 연주따로 식으로 나누어져 있다. 전공만으로 따지더라도 전통식은 매일
공부시간 전체를 전공만 배우고 복습하고 했지만 지금은 일 주일에 한시간 정도 렛
슨식으로 배운다. 이런 두가지 다른 교육방법은 교육학 용어의 현장중심교육과 이
론중심교육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현장중심교육이란 장사를 배우고자하는 사람이 상점 점원으로 들어가서 직접 실
무를 하면서 장사를 배우는 식이고 이론중심교육이란 장사를 배울려는 사람이부기
·경제학·외국어등을 따로 따로 배워서 장사의 실제에 이르도록 하는 식의 방법
이다.두가지가 다 서로 장단점이있는 다른방법인데 음악교육의 옛날과 오늘도 이와
유사한 방법상의 차이가 있다. 하나는 통합적 경험이고 다른 하나는 분리적 경험인
데 통합적 경험에서는 <깨닮음>을 통한 분석적 이해가 필요하고, 분리적 경험에
서는 경험의 내용을 잘게 쪼개어서 단계적으로 목표에 도달하되<기술의 양>을 늘
리면서 그것을 전체로 통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2-3 연주여건

  전통사회에서의 음악가는 생활자체가 연주의 연속이었다. 그 당시의 연주란 각종
행사의 현장이기 때문에 음악만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춤이나,노래,
의식등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음악가는 연주가 생활로서의 무엇
이 아닌 연주란 독립된 행사로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은 대개 서양식 음악연주(Con-
cert)처럼무대에서 이루어 진다. 연주시간도 달라졌고 연주방법도 달라졌다. 어떤
경우는 연주도구인 악기도 달라졌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종묘 제례악이나 범패, 굿 같은 의식음악도 무대에서 공연되
는 예가 허다하고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 공연하는게 거의 상식처럼 되어있다. 의자
생활이 보편화 되니까 무대 공연시에 의자를 사용하는 예도 많고 서양 음악에서 사
용하는 연주복을 입고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보면대에다 악보를 놓고
연주하는 풍속도 새로 생긴 것이고 지휘자가 오선보의 총보를 놓고 지휘봉을 휘두
르며 창작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은 정말 많이 달라진 공연 모습이다. 연주자가 창작
능력을 상실한 채 악보로 익힌 고정된 음악만 연주하는것도 달라진 예의 하나이다.
  <판>이 <무대(서양식)>가 된것도 달라진 연주 여건의 하나이다. <판>의 속성은
하나가 되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음악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가며 공연 자와
청중이 밀고 당기는 식으로 교감한다.
  그러나 서양식 무대는 그렇지 않다. 무대에 선 사람과 객석에 앉은 사람은 일방
적으로 한쪽은 소리를 내고 한쪽은 듣기만 한다. 예정된 내용만 하게 되고 내용의
가감이나 청중의 참여란 가의 허락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2-4 감상여건

오디오나 비디오의 발달로 국악감상의 여건이 달라졌고 라디오, TV등의 매체가
있어서 어느 곳에서나 국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국악만 듣는 세상이 아니라 국
악 외의 다른 음악을 훨씬 많이 듣게 되는 환경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의 음악에 대
한 감수성도 그만큼 많이 변했고 음악에 대한 생각도 변했다고 할 수 있다.

2-5 창작여건

과거에는 작곡가가 따로 없고 연주자가 작곡가를 겸했다. 연주가들은 기존의 음
악 법통을 충실히 지키려는 보수성도 있었지만 항상 상황에 적응하고 현재에 충실 하
려는 성의가 있었기에 늘 창조적인 연주를 했다. 그 창조적 연주라는 말 속에는 작
곡 행위도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옛날의 작곡은 기존의 것을
조금씩 변화시키거나 새것을 가감하면서 기존의 흐름에서 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창작은 완전히 서양음악식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3. 전통음악의 보존과 전승을 위한 몇 가지의 방안

앞서 지적한대로 엄청나게 달라진 음악환경속에 아무런 대책없이 그냥 전통음악을
던져 놓을 경우 우리음악의 높은 예술성이 파괴될 우려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
까? 이 엄청난 시대의 흐름과 바뀌어진 여건을 거부하고 옛날로 돌아가느냐? 그것은 불가
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지금 우리의 희망은 바뀌어진 삶의 내용을 다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되 우리음악의 예술성이 파괴되거나 저하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 예술성이 미
래를 향해서 더 바람직하게 전개되도록 어떤 대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 대책이
란 고쳐야할 점은 고칠 수 있는 한 고치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보완책을 마련하여 전통음
악의 전통성이 잘 전승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악의 엣쎈스
(Essence)를 연구하여 이를 교육에 활용하여야 하겠고 가능한 한 연주여건이나 감상환경
도 바꾸어 나가야 하리라고 본다.

  3-1 연구부문

  현재까지 이어 내려온 기존의 음악유산을 가능한 한 모두 채록(Audio,Video)하고 자료
화 한다.그래서 기존의 음악유산을 언제든지 기계로 재생시켜 들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다.그 다음 단계로는 이들을 기록하는 방법을 모색하여 악보나 기호로 기록하여야 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음악을 공간적, 시간적으로 착산 시킬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연구를 기록
근거에 입가하여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음악의 연구중 한국음악의 멋을 살리고 특징을 드러내는 요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과학적으로 연구되어야 되겠다. 그래서 막연하게 반복에 의해서만 전달하
던 교수법을 단계적으로 잘게 쪼개어 누구든 어느 수준까지 도달하도록 교수법을 개발하
여야 한다.현재의 쪼개는 방법은 그냥 전체의 양만 쪼개어 가르치는 인상이 짙기 때문이
다. 어쨌든 전통음악의 음악미가 달라진 여건 때문에 파괴되는 것을,양자의 사정을 감안
하여 확실히 규명하고 그 손상을 메꾸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여야 한다.

  3-2 교육부문

  전통음악의 전승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수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앞서 지
적한바와 같이 교육제도와 교육방법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그래서 재래의 전수방법만으로 요육할 수도 없고,그렇다고 서양음악식 교
수법으로 만족할 수도 없기 때문에 양자의 장점을 조화시키면서 현재의 여건에 맞게 새로
운 국악교수법을 모색 발전시켜야 될 것이라고 본다.

  3-2∼1 악보를 이용한 기악교육의 문제점과 그 보완책

음악=악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재래의 우리 음악관이 아니다. 서양음악식 생각이라고
해도 된다. 따라서 악보를 가지고 실기교육을 한다는 것도 역시 서양음악교육식의 교육방
법이다. 즉 귀로 듣고 배워서 귀로 확인하며 재생하던 교육방법이 눈으로 보고 배워서 귀
로 확인하게 된 셈이다. 과거에는 음악을 통째로 배웠는데 지금은 음악의 껍데기인 악보
를 배우는 셈이다. 따라서 자칫하면 음악의 껍데기만 전수되고 음악의 속이 전수 되지 못
할 우려가 있다.
  또한 우리음악은 음악가의 음악성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고 그 표현내용(음악현상)이나
기교는 개성있게 창조적으로 해결되는 것 처럼 되어 있는데 악보중심의 교육은 그 과정이
0재래식 교수법의 반대로 되어 있다. 즉 우리음악의 본질은 같은 음악을 여러가지 가락
이 나 기법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지금의 실기 교육은 고정된 가락만 일정
한 기교로 훈련시키고 있다.

  악보교수법의 또 한가지 문제점은 각 악기의 시김새까지 악보화 하여 가르친다는 점이
다. 이왕직아악부 시절만 하더라도 피리악보를 놓고 대금을 배웠다고 한다. 피리의 시김새
와 대금의 시김새는 분명히 다르지만 그 시김새는 악보에 적지 않고 각자 만들어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예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너무나 대충 대충 교욱
하는 방법 같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각자의 창의성을 개성있게 기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다. 때문에 악보중심 교수법으로 하여 생기는 여러가지 결손을 보완하여 나갈 보조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
.
  청각교육에서 시가교육으로 바뀐데서 오는 결손은 구음창을 병행함으로서 극복될 수 있
다고 본다. 먼저 악보를 보고 구음으로 전체를 외운 다음 악기를 타는 방식이다. (함화진씨
가 이 방법을 사용하였다고 이혜구님이 쓰신 적이 있다) 이렇게 구음창을 계속하면 몸 속
에서 음악이 자라고 음악성이 계발되어 퇴화되었던 창조역량도 증대되리라고 생각한다.
  또 지나치게 독주위주로 되어 있는 실기교육의 문제점도 합주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줌
으로써 극복해야 하겠고 무용반주나 응용음악을 악보 없이는 거의 하지 못하는 현재 실기인
들의 문제점도 실제 체험기회를 일찍부터 갖게 하여 개선해 나가야 되리라고 본다.

  3-2∼2 민속성악 교수법의 개발

  우리민족은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를 잘 하는 민족이어서 많은 성악유산을 남겼지만 그
성악이 현재의 국악교육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전통성악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
해도 부족함이 없는 분야인데 이 방면의 교수법 개발이 시급하다. 초·중·고 음악교육에
있어서도 민요를 중심으로 한 시조·가곡·판소리의 토막소리를 가르쳐야 하겠고 대중들에
게 소통되는 음악곡의 개발을 위해서도 민속적인 성악유산은 교육되어야 한다. 전통음악
자체의 이해나 보존전승을 위해서도 민속성악의 본질과 이의 전수방법 연구는 필수적이
다.
  민속성악이 너무나 음악가(또는 부르는 사람)중심으로 다양하게 표출되기 때문에 이의
본질을 극명하고 표준악보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 표준악보를 활용하고 기타
보조자료를 개발하여 단계적이고 종합적인 지도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판소리의 경우만 하더라도 각 명창이 자기가 부르는 판소리를 악보를 이용하여 가르칠
수 있으면 학교제도가 비록 일주일에 한번 렛슨하는 식으로 가르친다고 하더라도 어느정
도 분량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하에서 구태의연하게 가르친다면 정
말 얼마 못 가르치게 될 것이다.

  이상에서 두 가지 예를 들어 논의해 보았다. 그러나 전통음악의 보존·전승의 문제는 정
말 어려운 문제이고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답을 제시했다고 감히 말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우리의 생각을 이상과 같은 방식으로 해나가면 서양음악의 와중에서도 우리음악의
개성과 예술성이 그 빛을 잃지 않고 언젠가는 더욱 빛을 발하는 귀한 음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일선에서 교육에 종사하는 분들은 교수법을 개발하고 많은 관심있는 인사들이 우리나라
음악환경을 보다 더 국악 중심으로 바꾸는데 노력을 기울인다면 언젠가는 오늘날 우리말
소설·시·평론이 무척 아름답게 씌어지는 것처럼 우리음악의 여러분야도 현재 우리의 삶
을 가장 우리스럽게 표현하는 새 시대의 전통음악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