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국악관련 음향자료 발간현황 분석


1)이 윤 경


 

목    차

 

 

 

 

 

 

Ⅰ. 서 론

Ⅱ. 본 론

   1. 국악관련 음향자료 발간 현황

   2. 국악관련 음향자료 발간 주체별 현황

   3. 국악관련 음향자료 음악 종류별 현황

Ⅲ. 결 론


. 서  론


’98년도 국악관련 음향․영상자료의 총 제작 수량은 전년도인 97년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는데, 이는 카세트테이프의 발매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CD음반은 대략 전년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어 제작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 98년도에는 그동안 국악음반 제작의 핵심 역할을 해왔던 삼성뮤직과 서울음반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오아시스사의 약진과 신나라의 재기가 눈에 띤다. IMF경제체제로 인해 음반회사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삼성뮤직이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음반 제작에 뛰어 들었다가 엄청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많은 이들의 우려속에 음반제작에서 철수했다. 그동안 삼성뮤직에서 제작된 음반의 판권이 정리되지 않은 채 회사가 문을 닫게 되자 삼성뮤직을 통해 제작된 음반들의 향방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매년 적은 수량이지만 꾸준히 제작되던 국악관련 영상자료의 제작이 조사된 바에 따르면 98년도에는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영상시대에 영상자료의 제작이 없었다는 것은 국악의 미래를 생각할 때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본고는 국악관련 음향자료를 중심으로 발간매체별, 발간주체별, 음악종류별로 나누어 98년도 음향자료의 발간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본  론


1. 국악관련 음향자료 발간 현황


’98년도에 발간된 국악관련 음향자료는 콤팩트 디스크(CD)가 114매(90종)이고, 카세트 테이프는 20매(18종)로 총 134매가 집계되었다.   


<표 1> 98년 국악관련 음향자료 발간 현황 

구  분

발간매수

발간종수

비율(%)

CD음반

 114

90

85.07

카세트 테이프(MC)

 20

18

14.93

134

108

100.00


<표 1>은 국악관련 음향자료의 발매 수를 정리한 것으로, 해마다 그 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주는데, 98년에 제작된 CD음반의 제작 수량은 97년에 비해 2매가 적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IMF경제체제라는 초국가적인 위기상황 속에서도 이 정도의 음반이 발매된 것은 그 나마 다행한 일이라 생각된다. <표 1>에서는 음반의 종 수와 매 수를 따로 집계했는데, 여기에서 ‘종’이라 함은 음반을 포장하여 판매(발매)하는 단위를 말하는 것이다. 여러 장의 음반을 세트(set)로 묶어 발매하는 경우는 매수와 상관없이 1종이 된다. 그러나 같은 종류의 음반이거나 시리즈로 제작된 연속성이 있는 음반일지라도 음반을 낱개로 포장하여 판매하는 경우에는 각각 1종으로 집계하였다. 즉 매 수는 몇 종과 관계없이 음반 하나 하나를 모두 한 매로 하여 수를 센 것이다. 따라서 종 수 보다 매 수가 더 많이 집계되었고, 이 글에서는 매 수를 중심으로 순위를 정했다.


2. 국악관련 음악자료 발간 주체별 현황


’98년도에 발매된 음향자료의 발매 주체별 현황을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발매 순위는 음반의 총 매수에 의해 순위를 매긴 것으로, 단순히 음반매수의 많고 적음보다  음반의 질적 수준과 기획력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순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참고자료로만 가치가 있을 뿐이다. 이번 순위 조사에서는 음반업계의 메이저 회사가 아닌 오아시스레코드사가 21매(21종)를 발매하여 일약 1위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학술이나 교육․홍보자료로 음반을 제작하여 무료로 보급하고 있는 국립국악원이 12매(7종)로 2위에 올랐다. 삼성뮤직은 음반 종류로는 국립국악원보다 우위지만 음반매수가 적어 3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신나라 뮤직이 9매(3종), 서울음반이 8매(7종), 국립문화재연구소가 7매(2종), 지구레코드사가 5매(2종), 사운드랩이 4매(4종), 월드뮤직이 4매(3종), 예술기획 탑이 3매(3종), 경기방송, 김포문화원, 대도레코드, 신라음반, 아남레코드 등이 각각 2매를 발매하여 상위권 안에 들었다. 

<표 2> 1998년 국악 관련 음향자료 발매 주체별 현황(CD음반)

.

발간주체

발간매수

발간종수

비율(%)

순 위

오아시스 

21

21

18.42

1

국립국악원

12

7

10.53

2

삼성뮤직

11

9

9.65

3

신나라뮤직

9

3

7.89

4

서울음반

8

7

7.02

5

국립문화재연구소

7

2

6.14

6

지구레코드

5

2

4.39

7

월드뮤직

4

3

3.51

8

사운드랩

4

4

3.51

 

예술기획탑

3

3

2.63

9

경기방송

2

1

1.75

10

김포문화원

2

2

1.75

 

대도레코드

2

2

1.75

 

신라음반

2

2

1.75

 

아남레코드

2

2

1.75

 

국립민속국악원

1

1

0.88

15

경기도립국악단

1

1

0.88

 

경주세계문화엑스포

1

1

0.88

 

금현국악원

1

1

0.88

 

레코드 포럼

1

1

0.88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1

1

0.88

 

서울악회

1

1

0.88

 

성음

1

1

0.88

 

영동군

1

1

0.88

 

예당음향

1

1

0.88

 

우리민요연구회

1

1

0.88

 

웅진뮤직

1

1

0.88

 

이은자

1

1

0.88

 

정창관

1

1

0.88

 

파주시문화원

1

1

0.88

 

한국고음반연구회

1

1

0.88

 

한국음악발전연구원

1

1

0.88

 

현대음향

1

1

0.88

 

현암사

1

1

0.88

 

LEGACY

1

1

0.88

 

계 

114

90

100.04

 

오아시스 레코드사에서 발매된 음반을 살펴보면, <이생강 한국 민속 무용곡집>이 낱개로 15매(15종)이 발매되었고, <박범훈 불교음악 교성곡>시리즈가 5종 발매되었다. 발매된 음반의 종류와 매 수는 많지만 그 내용을 보면 자체 기획음반이 아니라 기존 음반의 재발매 혹은 연주회의 실황내용을 그대로 음반에 담는 정도의 소극적인 활동으로 주목할 만한 것이 못된다.

국립국악원은 7종의 음반을 총 12매로 발매하였는데, 국악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된 음반으로 기존 음원자료를 편집하여 제작한 홍보용 음반이 한국어, 영어, 일어로 된 해설을 담아 각각 발매되었고, KBS와 공동으로 기획한 <한국의 굿>시리즈 음반 -경기도당굿-편이 5매, 국악교육용 음반 2매와 국악동요음반 1매(삼성문화재단과 공동제작), 문화관광부와 함께 만든 <애국가 및 의식음악>의 음반을 제작하였다. 

반면 삼성뮤직은 젊은 연주가와 작곡가를 위한 기획 음반과 좀처럼 음반이나 공연활동을 하지 않는 최태현 교수의 산조음반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판소리계의 남녀 거목인 안숙선-조상현은 물론, 임동창-이생강, 안숙선-김대례 등 서로 다른 분야의 명인들을 독특한 기획력으로 묶어 새로운 음반을 제작하는 과감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삼성뮤직이 사업부진으로 말미암아 음반 사업을 정리함으로써 이와 같은 기획음반의 제작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안타깝게 생각되고, 기획만큼이나 유통이나 홍보에 열을 올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나라 뮤직에서는 <조순자 여창 가곡집>을 비롯하여 2종의 판소리 음반이 제작되었다. 서울음반은 2종의 가야금산조 음반과 5종의 창작음반을 제작하여 음반 종류의 다양성을 꾀함과 아울러 창작음악에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창작음악연구회의 98 차와 우리음악의 다리놓기 공연을 음반화한 <다악 1, 2>는 세련된 자켓과 새로운 장르의 음반으로 주목받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매년 작고한 명인들이 생전에 녹음했던 소장자료들을 음반화하는 작업을 벌여오고 있는데, 98년도에는 <봉해룡의 단소곡집>과 <임석윤의 거문고곡집>을 제작하였다. 음악계에 크게 알려지지는 않은 연주가들이지만 근대와 현대음악사를 잇는 중요한 연주가로서, 이들의 음악을 주목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라 여겨진다. 지구레코드는 적은 수의 음반이지만 매년 꾸준하게 국악음반을 제작해 오고 있는데, 명인명창선집으로 김윤덕, 신쾌동, 한갑득 등의 산조를 담은 <거문고산조의 명인들>과 성우향의 70년도 녹음자료를 CD에 담은 <성우향 심청가>를 제작하여 국악음반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월드뮤직은 세종국악관현악단이 기획한 3종의 음반을 제작하였으며, 사운드랩은 <어린이를 위한 국악>시리즈를 창작동요, 구연동화, 전래동요와 민요, 어린이 정서음악 편으로 구분한 국악교육용 음반을 제작하였고, 예술기획 탑은 정해임, 정재국, 안성우의 음반을 각각 기획하였다. 이밖에 김포문화원의 범패음반을 비롯하여 대도레코드, 신라음반, 아남레코드가 각각 2종의 음반을 내놓았다. 경기방송, 국립민속국악원, 경기도립국악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등 연주단체와 개인으로는 정창관(고음반연구회)과 이은자가 각각 음반 1종을 제작하였다. 이제 음반제작이 대형 레코드회사나 음반기획사 등의 전문가 영역에서 연주단체나 연주가 개인이 직접 음반을 제작하는 음반 대중화의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표3> 1998년 국악관련 음향자료 발간 주체별 현황(카세트 테이프)

  발간주체

발간매수

발간종수  

비율(%)

순  위

삼성뮤직

9

8

45.00

1

월드뮤직

4

3

20.00

2

서울음반

3

3

15.00

3

아남레코드

2

2

10.00

4

영동군

1

1

5.00

5

예당음향

1

1

5.00

 

웅진뮤직

1

1

5.00

 

이은자

1

1

5.00

 

20

18

100.00

 


’98년도에 제작된 카세트 테이프는 모두 18종 20매로 모두 CD와 함께 출반된 것이다. 삼성뮤직이 9매(8종)로 45%의 비율을 차지했고, 월드뮤직이 4매, 서울음반이 3매, 아남레코드가 2종, 영동군, 예당음향, 웅진뮤직, 이은자가 각각 1매씩 제작했다. 

’98년도에 제작된 음반 중  CD의 음악종류별 현황을 살펴보면 <표 4>와 같다.


3. 국악관련 음향자료 음악 종류별 현황


<표 4> ’98년 국악관련 음향자료 음악종류별 현황(CD음반)

구  분

매 수

  비율(%) 

 순 위

무용음악

16

14.04

1

혼  합

13

11.40

2

창작국악

13

11.40

 

판소리

12

10.53

4

정악기악

11

9.65

5

민  요

10

8.77

6

산  조

10

8.77

 

불교음악

9

7.89

8

정  가

6

5.26

9

무속음악

6

5.26

 

국악동요

5

4.39

11

국악과 외국음악

2

1.75

12

기  타

1

0.88

13

합  계

114

99.99

 


위의 표를 보면 ’98년도에는 무용음악이 가장 많이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분야의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생강의 무용음악 음반이 무려 15매, 국악실내악단 슬기둥의 무용음악 음반 1매를 포함해 모두 16매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으나, 이 음반들이 대개 이전에 LP(장시간음반)으로 발표되었던 것을 다시 CD음반으로 재 발매한 것들이다. 다음으로는 창작음악과 여러 장르의 혼합음반이 많이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창작음악 음반에는 한국창작음악연구회가 기획공연한 <다악> 1․2집이 제작되었고, 같은 단체 소속의 변종혁의 해금 연주곡으로 이루어진 <2현의 사랑>을 비롯하여, 한국음악발전연구회, 경기도립국악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세종국악관현악단 등 연주단체에서 자체 음반을 제작하고 있어 창작음악 음반제작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판소리 음반에는 <박초월창 흥부가>, <성우향의 심청가>, <유태평양의 일본공연 참가 기념음반> 등이 있다. 판소리 다음으로는 정악기악이 수위를 차지했다. 정악 기악곡 중에서도 영산회상을 다룬 음반이 주로 많은데, 정해임, 정재국, 최충웅, 문재숙, 임석재, 봉해룡 등이 각기 가야금, 피리, 거문고, 단소 등으로 연주한 영산회상을 담았다. 이전까지 정악기악은 음반제작 수가 매우 적었었는데 여러 연주가들의 노력으로 이 분야의 음반이 많이 제작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민요와 산조음반이 10매 출반되었다. 최태현, 김일륜, 이재경, 강순영, 최성남, 안성우 등이 산조를 발표하였는데, 이들 연주가의 첫 산조독집음반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민요음반은 그동안 경기민요가 주를 이루었던데 반하여 98년도에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향토민요가 음반으로 제작되었다. 국립국악원의 <향토민요전국여행>은 아이들이 부른 교육용 자료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이소라가 채록한 <파주민요>가 동 연구서의 부록으로 제작되었다. 이밖에 김석명이 부른 <영남의 들노래>와 소리꾼 김용우가 민요를 편곡해서 만든 음반 <괴나리>, 어린이를 위한 국악 <전래동요와 민요>편이 있다. 경기민요에는 국립국악원의 이금미의 음반 2매, 서도민요에는 김정연, 유지숙의 음반이 제작되었다. 불교음악 음반에는 김포문화원에서 제작한 <범패> 2매와 박범훈 불교음악 중 국악교성곡 시리즈가 5매 발매되었다. 정가음반은 좀처럼 발매되지 않는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조순자의 <여창가곡전집>이 6매 한 세트로 발매되었다. 무속음악 음반에는 국립국악원과 KBS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한국의 굿음악 시리즈 두 번째 편인 <경기도당굿>이 CD 5매로 제작되었고, 또 김영임의 <서울천신맞이굿>이 나왔다. 국악동요 음반은 국립국악원의 <98국악동요제>와 사운드랩이 국악실내악단 다스름이 이전에 카세트테이프로 제작하였던 <어린이를 위한 국악>시리즈를 CD로 재 발매하였다. 김영동의 환경을 다룬 어린이용 음반도 있다. 국악과 외국음악의 접목을 시도한 음반에는 이생강․임동창이 공연물을 담은 <공감>, 한국․일본․몽고의 협연 <미명>이 있다. 기타에는 국립국악원과 문화관광부가 제작한 <애국가 및 의식음악>음반이 있는데, 이는 94년도에 제작되었던 <생활국악대전집> 제10집 중 애국가 부분을 재녹음하여 관계기관에 배포한 것이다. 카세트테이프도 2종이 함께 제작되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전년도에 판소리 음반이 31매, 민요 음반이 20매이던 것에 비하면 98년도에는 이 분야가 침체되었음을 엿 볼 수 있고, 반면에 창작음악이 음반계에 이제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창작음악과 전통음악, 기악과 성악이 혼재된 혼합 음반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류음반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영산회상 등 정악기악의 음반제작이 활기를 띠어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기타 종교음악과 여러 종류의 무용음악, 국악동요 음반도 제작되어 국악의 생활음악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를 보여준다.  

<표 5> 국악관련 음향자료 음악종류별 현황(카세트 테이프)

구  분

 발간매수

 비율(%)

 순  위

산  조

3

15.00

1

민  요

3

15.00

 

창작국악

3

15.00

 

정악기악

2

10.00

4

혼  합

2

10.00

 

국악과 외국음악

2

10.00

 

국악과 재즈

1

5.00

7

무속음악

1

5.00

 

국악동요

1

5.00

 

판소리

1

5.00

 

무용음악

1

5.00

 

합  계

20

100.00

 


CD음반에 비해 카세트 테이프는 전통음악의 강세를 보여준다. 카세트 테이프를 선호하는 연령층에서는 산조나 민요 등 기존 전통음악 음반을 더 많이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악의 대중적 보급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카세트 테이프의 제작이 이루어져야 하며, 고속도로 휴게소나 거리 가판대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있어야 한다.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Ⅲ. 결  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악음반의 제작이 꾸준히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며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음반 제작의 주체이어야 할 음반회사들이 국악음반의 제작에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고 있어 국악음반의 기획과 유통에 어려움이 있다. 삼성뮤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주가나 연주단체의 요청에 의해 제작되는 경향이 우세하고 이러다 보니 연주가에게 불리한 계약이 이루어 질 수 밖 에 없다. 이렇게 제작된 음반은 적극적인 마케팅에 의한 시장 확보의 노력도 없이 몇몇 대형 음반 매장에만 구색 갖춰 놓듯이 진열되고 있을 뿐 일반 수요자들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매상점에게는 음반에 관한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고 있어 국악음반의 유통이 애초부터 차단될 수 밖 에 없는 실정이다. 국악음반은 어차피 상업성이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최소한의 음반홍보의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음반회사와 유통업체의 무성의함이 국악음반 유통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음반회사들은 음반을 제작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음반이 나오면 일일이 음반매장을 돌며, 진열도 해주고, 음반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여 국악음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줄 필요가 있다. 이제 음반 회사들이 당장에 손익계산에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음반을 기획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연주자들에게 해 주어야 할 때이다. 음반회사들의 무관심 속에도 그나마 국악음반이 지속적으로 제작되는 데에는 국립국악원․문화재관리국․한국고음반연구회 등에서 꾸준히 음반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고, 연주단체에서도 자체음반을 제작하고 있으며, 또 소규모 음반기획사들이 개인음반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음반제작 수량이 늘어나야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의 음반이라도 그것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고 구매될 수 있는 유통구조의 정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이를 위한 국악음반의 기획․제작사들간의 공동노력이 있어야 한다.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