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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이재윤 
Subject  
   [실무1년차를 위한 강좌1] 들어가며
오늘도 갓 졸업한 신입사원, 아니 입사 지원자 2명을 만났다. 이들은 자신의 희망직종을 "디지털/아날로그 회로설계"라고 붙여 놓았다. 이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학부과정에서 해본 거라고는 강의듣기와 시험친것이 거의 전부였다. 대학을 그것도 전자공학이라는 것을 전공하고 실무전선에 나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그 수준이 비슷하다. 회로도에서 저항(레지스터), 콘덴서(커패시터), 코일(인덕터) 등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안타깝게도 그것이 전부였다.

무릇 전자회로 설계는 기존 제품의 회로도를 보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단 회로도를 볼 줄 알아야 자기가 관심있는 기기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아, 이런 기능들을 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구나' 하면서 하나씩 배우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까지 (대학원까지도) 나왔다는 "실무 1년차"들은 맨날 보던 기호들이 무엇인지는 알되, 그 기호가 무엇을 뜻하는 지 알지못하니, 이는 마치 기역 니은...은 알아서 발음은 하지만 뜻을 읽을 줄 모르는 문맹자 아닌 문맹자와도 같다 하겠다.

나는 원래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이제 겨우 실무적으로는 겨우 5 년차의 중급 전문가의 입구에 와있는 정도일 뿐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전자회로 개발"을 하고자 하는 야심찬 실무 1년차, 2년차들의 답답한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이야기를 전해주고자 하는 것이다.

실은, 내가 이 글을 쓰게 되기까지, 수 많은 기초전자, 실무전자 책들을 뒤져보는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하나같이 일본에서 발간된(그것도 대부분은 오래된) 책의 불성실한 번역본- 이러한 책들의 저자는 대부분 "*** 편집부 편저"라고 되어있다 - 이거나, 그림과 사진을 잔뜩 그려놓고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투의 책들이다. 이런 책들 여러개 사서 끼워맞춰가면서 나름대로 이해하면서 공부해온 지금까지의 수 많은 전자회로 설계 실무자들은 정말 대단하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그저 기능직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고 해야할까?

나는 학계의 수많은 고명한 (외국까지 가서 공부하고 왔다는) 학자님들과 많은 보수를 받으면서 산업일선에서 뛰는 소위 전문가님들께 이러한 점에서 불만이다. 자기만 인정받고 잘 살면 그것에서 만족하고 마는 것인가? 소위 "후학"들을 위한 노력은 이제 정녕 찾아볼 수 없는 각박한 시대란 말인가?

이글을 읽는 실무 1년차 여러분들은, 제발 "잘나가는 전문가"가 되거들랑, 그 분야에서 깨닫고 배운 많은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서 앞으로 자라나는 후학들을 위한 자료(책이건, 인터넷 사이트건)를 많이 만들어 주기 바란다.

"틀린 것은 고치면 되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출처: http://elec.slowgoi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