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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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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차 강좌4] 저항(resistor) - 네가지 역할
학교시절에 전기나 전자 관련 과목을 공부하면서 '저항'(resistor, 일반적인 의미의 '저항resistance'과 구분하기 위해서 '저항기'라고도 한다.)이 전자소자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왜그러냐고 할 것도 없이, 그 유명한 '오옴의 법칙 : V = IR'에 정말로 충실하게 작동하며,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도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자회로 설계에 있어서 저항만큼 조심스럽고 어려운 것도 없다.
무슨 특별한 동작을 수행하는 소자도 아니라는 학교시절의 인식 때문에, 설계과정에서 빼먹기도 일쑤고, 저항 선정이 실패(또는 실수)해서 다른 중요한 부품을 계속 날려먹기(=태워먹기, '뻥' 하고 터뜨려먹기 등등)도 다반사다. 그래서, 직접 전자회로를 설계하고자 마음 먹은 사람들에게, 전자소자들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가 쉽다는 "저항"앞에서 모든 자존심을 구기고 무릎을 꿇고야 마는 경우가 허다하게 생긴다.

"도대체 여기에 왜 저항이 필요한거야?"
"여기엔 얼마짜리 저항을 써야하지?"

만일, 당신이 아직 이런 질문에 이르지 못했다면, 미안하지만, 이 글은 나중에 다시 읽어보는 것이 낫겠다. 아직, 당신은 저항에 대한 의문과 절실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또 새는군....

우선, 자주 쓰이는 회로에서 각각 저항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 지 살펴보고, 각자 들어본 것이 몇개나 되는지 동그라미 한 번 쳐보기 바란다.

"전압분배 저항, 전류-전압 변환 저항, 전류제한 저항, 풀업 저항, 풀다운 저항,  ..." (또 뭐 없나?)

하여튼, 저항이란 이름은 하나지만, 앞에 붙는 "호칭"이 많다. 요기서 언급한 호칭들에 대해서만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실무 1년차인 당신에겐 벅찬 일일 것이므로, 나머지 별 요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에 대해서는 나중에 각자 살펴보도록.

각 경우의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한가지...
그래도, 저항이란 놈이 가지는 공통적인 성질은 간단하게라도 짚어보고 넘어가야지?

자 오옴의 법칙 V=IR 이란 : 저항의 정의를 표현하는 것인데,그러니끼니...저항값(R)을 모르는 경우에는 저항 양단에 전압(V)을 걸고 전류(I)를 측정해보면 된다.  전압을 1 V 걸었더니 1 A 전류가 흐르더라. 그러면, 그 회로의 저항은 1 오옴이 된다. 그러면 2V 걸면 2A, 3V 걸면 3A ....모든 경우에 저항은 1 오옴.

여기까진 다 아는 이야기일테고...

직관적으로 반드시 이해해야 할 중요한 성질이 있다. 전자가 흐르는 것을 막는 저항이 있기 때문에 전압의 차이('전압강하' 라고도 한다.)가 생긴다는 것이다. 전자회로를 꾸며놓고 전압계로 저항 양단의 전압을 재보면 그 차이값을 알 수 있다. 왜 그러한 차이가 생기는가?

전압이라는 것은 전자를 흘러가게 하는 밀거나 당기는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항이라는 것은 전자를 밀거나 당기는 힘을 약하게 한다. 그래서 전자회로에서 저항을 지나기 전과 저항을 지난 후의 전압은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해를 돕기위해서 문제를 하나 내보겠다. 지름이 10 m가 넘는 커다란 두 개의 수도관이 있다고 하자. 하나는 새 것이라서 내부가 깨끗한 것이다. 또하나는 10년 전에 설치된 것으로서 수도관 안쪽에 뭔가 딱딱한 것이 다닥다닥 붙어서 실제로 물이 흘러갈 수 있는 구멍은 1cm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자 수도 공사에서 힘껏 물을 밀어 넣으면 수도관을 통과하기 전과 통과한 후의 물이 흘러가는 힘은 어떻게 되겠는가? 깨끗한 수도관쪽은  통과하기 전이나 통과한 후나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 다 막혀가는 오래된 수도관을 통과한 쪽에서는 물이 그저 힘없이 졸졸졸 흐르고 있을 뿐이다.

저항을 지나면 전자를 당기는 힘이 약해진다... 그래서 양단에 전압의 차이가 생긴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가. 전류-전압 변환

전압계를 이용해서 전류값을 알고싶을 때는 어떤 방법을 쓰는가? 전류값을 알고 싶은 곳에 저항을 연결고 저항의 양단에 걸리는 전압을 측정해보면 앞에서 말한 오옴의 법칙을 통해서 전류값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전류 출력을 주는 센서의 신호처리 등의 경우에, 이 전류신호를 전압신호로 바꾸어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간단히 표현하면 아래 그림과 같은 형태로 저항을 배치하게 된다.
이 그림에서 출력전압은 VOUT = IIN*R  이 된다. 참고로, GND는 그라운드(GROUND) 전압을 뜻하며, 보통 이 전압을 0V(기준전압)로 놓고 모든 전압을 표현한다.



나. 전압분배

직렬로 연결한 저항 두 개에 걸리는 전압('전압강하'라고도 한댓죠?)은 저항값의 크기에 따라 배분된다. 아래 그림에서 보다시피 간단한 산수계산을 통해서 배분되는 전압을 알 수 있다. 전원회로 등에서 제대로 전압이 출력(또는 입력)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전압 검출회로 등에서 많이 활용된다.


다. 전류제한

저항은 오옴의 법칙에 따라 전류를 제한할 수 있다. 전압이 일정하다면 저항을 크게하면 전류값은 떨어지니까. 아래의 회로는 발광다이오우드(LED, Light Emitting Diode)를 이용하는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LED의 밝기는 흘러가는 전류의 양에 따라 달라지므로, 원하는 만큼의 밝기를 낼 수 있도록 저항값을 결정하면 된다. 물론, 과전류가 흘러서 LED가 타버리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저항값을 조정할 수 있는 가변저항을 이용하면, LED의 밝기를 눈으로 보면서 조절할 수도 있다.


라. 풀업/풀다운

디지털 회로에서는 풀업저항/풀다운 저항을 많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디지털 회로에서는 high(보통 +5V를 쓴다)와 low(보통 GND 전압을 쓴다.) 두 경우만 사용하므로, 어정쩡한 값을 가질 위험이 있는 회로에서 분명하게 5V 아니면 0V 값을 가질 수 있도록 신호값을 붙들어매는 역할을 한다.


마. 기타...

그 외에도 발진회로 등에서 주파수나 다양한 회로의 시정수(time constant, RC회로 등에서 입력신호의 변화에 대한 반응속도를 결정하는 인자)를 결정하는 역할도 한다.


* 이번 네번째 강좌에서는 자주 사용되는 네가지 저항의 역할을 알아보았다. 실무 1년차 여러분들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항이라는 녀석은 어떤 회로에도 필요하고 앞으로 계속 반복해서 등장하므로, 위의 내용을 일일이 외울 필요는 전혀없겠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저항이 있어야 전압이 걸린다"는 말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아하...그렇겠구나" 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출처: http://elec.slowgoi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