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록의 또 하난의 자존심

		70년대 또다른 락의 자존심 SLADE "Walls Of The HITS" 글. 이철수(하이텔ID:tennis77) Rock Analyst

		그룹 슬레이어는 잘 알아도 슬레이드는 전혀 생소하다고 생각하는 헤비메틀팬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콰이엇 라이엇의 Cum On Feel The Noize의 오리지날 그룹 정도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들의 베스트 앨범을 소개하기 앞서 슬래이드에 대하여 간단하게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슬래이드는 보컬 NODDY HOLDER의 절규에 가까운 거친 목소리, 시끄러운 리듬 섹션과 철자를 이상하게 고쳐 쓰는 (예를 들어 <GUDBUY T`JANE>, <CUM ON FEEL THE NOIZE>, <SKWEEZE ME PLEEZE ME> 등) 노래들로 유명한 슬레이드는 `70년대 초 하드록 계열에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준 인물들로 정평이 나 있다.

버밍햄 가까이에 있는 산업도시 WOLVEHAMPTON을 무대로 이들 4인조는 맨 처음 IN BETWEEN란 이름으로 그룹활동을 시작했다. 그들은 이름을 AMBROSE SLADE로 바꾸고 활동하다 어느날 밤, 예전 ANIMALS의 일원이었으며 지미 헨드릭스의 매니저이자 프로듀스였던 CHAS CHANDLER에 의해 발탁되었다.

챈들러는 AMBROSE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그룹의 매니저이자 프로듀스가 되었는데 1971년 리틀리차드의 곡인 GET DOWN AND GET WITH IT 을 리바이벌 시켜 영국에서의 첫번째 히트를 기록한다.

블루진에 맬빵을 하고 공사장 인부들이 신는 부츠.
영국 노동자 계급의 보수파 청년 운동가들의 특허 상표를 신고 나타난 슬레이드의 등장은 처음에 THE WHO만큼이나 시끄러웠으며 급기야는 슬레이드 매니아 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팬들은 이들의 공연장에서 언제나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며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서 팬티, 속옷들을 무대 위로 던졌다.

그후 슬레이드는 그러한 시각적 이미지를 여러 가지로 바꾸어 나갔는데 나중에는 락계에서 가장 저속하고 화려한 복장을 한 그룹들 중의 하나로 지목 되고 만다. 이러한 이미지의 극단적인 변신이 늘 고정된 것만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의 성격을 대변해 주고 있다. 또 이러한 것들은 매 앨범마다 다른 이미지를 창출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슬레이드의 힛트곡 모음집 WALLS OF HITS

아마 그룹 슬레이어는 잘 알아도 슬레이드는 전혀 생소하다고 생각하는 헤비메틀팬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안다 하더라고 그룹 콰이엇 라이엇의 Cum On Feel The Noize라는 걸출한 헤비메틀 싱글의 오리지날 그룹정도라는 것 밖에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영국에서는 헤비메틀/하드락 계열(펑크적인 부분까지 포함)에서 이처럼 많은 챠트 성적을 올린 그룹도 그렇게 흔지 않다.

특히, 1970년대 락의 황금기에는 이들의 활약이 실로 눈부셨다. 6개의 넘버원 싱글, 3개의 2위곡, 2개의 3위곡 등, 차트 성적으로 말해주는 이들의 활약상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들의 음악이 소개가 될 기회가 없었는지 거의 콰이엇 라이엇이 리바이벌한 2곡을 제외하고는 알려진 곡이 얼마 없다. 10여년전에 김광한씨가 진행했던 팝스 다이얼에서 Runrunaway와 my on my가 소개되어 어느정도 국내에서도 호응을 얻었던 것이 전부였다.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이들의 음악을 접할 수 없었던 것을 한꺼번에 보상할 수 있을 그들의 베스트 앨범이 국내에서도 몇년 전에 발매되었다. 이 베스트 앨범은 그동안 듣기 힘들었던 그들의 힛트곡들을 대부분 수록하고 있다.

Polydor 1991/11
SLADE
WALL OF HITS
1.GET DOWN AND GET WITH IT
2.COZ I LUV YOU
3.LOOK WOT YOU DUN
4.Take Me Bak`Ome
5.MAMA WEER ALL CRAZEE NOW
6.Gudbuy t' Jane
7.Cum On Feel The Noize
8.Skeeze Me Pleezeme
9.My Friend Stan
10.Everybody
11.Bangin` Man
12.Far Far Away
13.How Does it Feel
14.Thanks For The Memory (wham bam thank you mam)
15.Let's call it quits
16.My Oh My
17.Run Run Away
18.Radio Will Of Sound
19.Universe
20.Merry X-mas Everybody

차례로 그들의 곡을 소개해 보겠다. 첫곡은 Get down and get with it으로 60년대 초기 로카빌리 스타일의 흥겨움이 살아있는 생생한 라이브 스타일의 음악이다. 보컬 리스트인 노디 홀더의 분위기 살리기 보컬이 매력인 곳이다.

두번째곡은 비틀즈 스타일의 음악인 COZ I LUV YOU(cause I love you)로 영국인들이 무척 애청하고 있는 곡이다. 라이브에선 지미 리의 바이올린연주가 더욱 빛을 발하기도 한다.

세번째곡은 LOOK WOT YOU DONE (원 제목은 LOOK WHAT YOU DONE일듯) 60년대 비틀즈 스타일의 음악이다.

네번째 곡은 이들의 대표곡 TAKE ME BAK'OME (원제목은 TAKE ME BACK HOME)이다. 비트와 흥겨움이 섞인 음악으로 노디 홀더의 격정적인 목소리를 자랑하고 있는음악이다.

다섯번째곡은 이들의 대표곡인 MAMA WEER ALL CRAZEE NOW. 이곡은 CUM ON FEEL THE NOIZE와 더불어 콰이엇 라이엇이 다시 불러 인기를 얻었던 곡이다. 원곡은 콰이엇 라이엇과 비교해서 그다지 커다란 차이가 없으나, 커버곡보다 좀더 흥겹고 좀더 울림이 강력한 헤비메틀 음악이다.

여섯 번째 곡인 이들의 절대적인 대표곡 GUBBUY T`JANE(원 제목은 Goodbye to jane)은 싱글로도 크게 성공한 음악답게 귀에 쏙 들어오는 곡이다. 초기 하드락의 원형이 무엇인가를 알려면 꼭 들어야 하는 음악.
7번째곡인 Cum On Feel The Noize는 이들의 오리지널을 감상할 수 있어서 그 역사적인 의미가 사뭇 큰 음악이다. 사실 이 그룹의 보컬리스트는 지금 콰이엇 라이엇의 케빈 드뷰르와 아주 흡사하고 창법도 비슷한것을 알 수있다. 이 음악은 이미 영국에서 넘버원에 올랐던 이들의 걸작으로 70년대의 음향상태라서 그런지 약간 구식 냄새가 나지만 그 활력이나 박진감은 전혀 뒤떨어짐이 없고 오히려 감동이 더 오는 곡이다.

콰이엇 라이엇과 이 음악의 차이점은 단지 녹음기술에서 80년대 것이 좀더 개량되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차트상에서의 순위를 비교하자면 슬래이드는 미국싱글차트 98위, 영국에서는 1위. 콰이엇 라이엇 성적으로는 빌보드 싱글 5위권에 드는 성적이었다. 당시 헤비메틀 곡으로 빌보드 10위 안에 드는 것은 전무한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8번째곡은 이들의 연이은 대표곡으로 특유의 떠들썩하고 유쾌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음악, 이들의 코러스는 정말 인상적이다. 영국 그룹이 대부분 중후하고 육중한 사운드를 구사하는데, 슬래이드는 다른 그룹과는 다르게 호쾌하고 밝은 락큰롤 사운드의 진수를 야단스럽게 연주하고있다 (앞의 곡과 연결되는듯한 호쾌한 사운드).

9번째 곡은 비틀즈 스타일의 경쾌한 음악으로 6, 70년대의 고풍스러운 맛이 물씬 풍기는 음악. 구식 록엔롤 음악을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이 좋아할 상큼한 분위기의 곡으로 감상용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10번째곡 역시 비틀즈의 음악적인 색체를 많이 받은듯한 곡이다. 이들도 같은 60년대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비틀즈의 냄새가 많이 나는 것같은 것은 이들이 같은 시대에 같은 영국출신의 밴드라 그런가하는 생각이 든다.

11번째곡은 Banging Man으로 간단한 기타 반복코드에서 디스코처럼 시작되는 흥겨운 분위기의 곡으로 노디 홀더의 격정적인 샤우트 보컬을 느낄 수 있다. 강력한 보컬과 음악적인 특색에서도 흥겨움을 잃지않은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12번째곡은 FAR FAR WAY로 70년대 락엔롤음악을 역시 느낄 수 있는 약간은 멜랑꼴리한(?) 분위기도 감지되는 곡이다. 존 파웰의 시원 시원한 드럼 터취가 통쾌함을 준다.

13번째 피아노전주로 시작되는 How does it feel은 로드 스튜어트, 또는 제스로 툴 음악 분위기와도 비슷한데(보컬의 목소리가 다소 비슷하므로) 락발라드와 아트락에 관심있는 팬이라면 놓쳐서는 않될 곡이다.

14번째 곡은 조금 색다른 분위기의 곡으로 부분적으로 곡전개가 나뉘어져있고 상큼한 드럼 연주가 좋다. 헤비함과는 거리가 멀고 생글생글하며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좋은 신나는 곡.

15번째인 let's call Its Quits은 보컬 리스트인 노디홀더의 뛰어난 샤우트 보컬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음악.

16번째곡인 MY ON MY는 본인들이 자신의 음악 중에서 가장 좋아하지만 그리 알려지진 않은 걸작 발라드. 곡의 분위기는 숙연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그 감동이 예사롭게 가슴에 와닿는 것이 아니다. 종교적인 분위기도 더할 수 없이 감동적이다. 방송에서나 팬들은 이 노래를 많이 키워(?) 줘야할 곡으로 감히 평가된다.

17번째 곡은 필자, 개인적인 절대 애청곡인 RUN RUN AWAY로 영국의 민요음악에서 모티브를 얻은듯한 강력한 헤비메틀싱글로 단 한번 듣더라도 흥겹고 강력한 기타에 매료될 수 있는 뛰어난 헤비메틀곡이다.

18번째 곡은 신곡으로 들어갔다는 음악으로 정통헤비메틀과 프로그레시브적인 요소가 혼합된 음악이다.

강력한 분위기가 돋보이며 코러스가 연출하는 밝고 웅장한 맛은 이들의 특징을 적절히 나타내었다.

어찌 보면, 요 근래의 데프 레파드 같은 분위기도 많이 드는 곡으로 마지막 부분이 마치 CF처럼 끝을 맺고 있다.

19번째곡은 감성어린 락발라드 취향의 곡으로 육중한 분위기가 서정적인 클래식 분위기와 교차되는 뛰어난 음악으로 평가된다. 우주적인 광할하고 깊이 있는 사운드의 정수.

20번째곡은 MERRY X-MAS EVERYBODY로 앨범 마지막 곡이다. 이들 대표곡 중의 하나로 크리스마스의 기쁘고 설레이는 마음을 노래한 듯하다. 12월을 맞이하여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는 쉬운 멜로디와 흥겨운 코러스가 귀에 쉽게 전달이 되는 유쾌한 곡이다.

이로써 80여분에 가까운 이들의 음악을 감상했는데, 일단 70년대 하드락 음악에 관심이 많거나, 쉽게 락음악에 친화되고 싶은 사람은 이 앨범을 속는셈 치고 구입할 것을 권한다. 더군다나 20여곡에 달하는 앨범의 수록곡은 구매의 충분한 요소가 될 것이다.

베스트음반을 통해 본 슬래이드에 대한 평가

슬레이드의 음악은 ROCK의 본질인 흥겨움과 쾌락, 그리고 음악의 즐거움을 추구했던 그룹으로 경력이 무려 30년이나 된 그룹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들에 대한 자료 및 음악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기에 과소평가되거나 평가절하되었다 (솔직히 평가받을 기회도 없었음).

필자,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했고 관심을 가졌던 그룹이기 때문에 늦게나마 국내 정식발매된 것은 정말 다행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들의 음악이 많은 이들에게 새롭게 각인되어 보다 많은 인기를 얻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램이다. 뛰어난 뮤지션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SLADE LINE UP
리드기타/리드보컬	NODDY HOLDER
기타	DAVE HILL
베이스/키보드	JIMMY LEA
드 럼	DON POWELL